VM웨어, 라이선스 판매 종료…구독제로 전면 전환

기존 구매자 기술지원 계약 갱신도 제한

컴퓨팅입력 :2023/12/13 09:53

VM웨어가 소프트웨어 제품의 영구 라이선스 판매를 중단했다. 모든 사용자의 기존 보유 라이선스는 구독제로 전환되며, 구독료를 지불하지 않으면 소프트웨어를 쓸 수 없다.

브로드컴에 인수완료된 VM웨어의 클라우드파운데이션사업부는 11일 영구 라이선스 판매를 종료하고, 브로드컴 VM웨어 솔루션 구독으로 완전히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기존 구매자는 하이브리드구매프로그램 및 구독구매프로그램(HPP, SPP) 크레딧으로 구독 라이선스로 전환하게 된다. VM웨어는 브링유어오운서브스크립션(BYOL) 옵션을 도입한다.

VM웨어 새 로고

영향을 받는 제품은 VM웨어 클라우드파운데이션, V스피어, VSAN, NSX, HCX, 사이트리커버리매니저, V클라우드 제품군, 아리아 스위트, 아리아 유니버셜, 아리아 오토메이션, 아리아 오퍼레이션 전체 등이다.

사업부의 제품 포트폴리오도 두가지 제품으로 축소된다. VM웨어 클라우드파운데이션과 VM웨어 V스피어파운데이션 제품이다. 클라우드파운데이션은 엔터프라이즈급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솔루션으로 설명된다. V스피어파운데이션은 중소규모 고객을 위한 플랫폼으로 설명됐다.

두 제품 모두 선택적으로 고급 추가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스토리지, 랜섬웨어, 재해복구,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크 및 보안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VM웨어 구독 라이선스는 지난 1년 사이 진행돼온 프로세스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당장 V스피어 등의 제품을 영구 라이선스로 구매하는 게 불가능해졌다. 다만 이미 보유한 영구 라이선스 제품의 경우 계속 사용하는 건 가능하다. 활성지원계약을 통해 정해진 계약 내용에 따라 계속 지원을 받으며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기존 영구라이선스에 대한 기술 지원 계약은 제품 자체를 구독 기반으로 전환해야 갱신할 수 있다.

브로드컴은 업그레이드 가격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영구 라이선스의 구독 제품으로 교환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VM웨어는 각 제품별 구독 요금을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기존보다 구독가격을 절반으로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구체적 가격은 파트너에게 문의하라고 안내했다.

브로드컴의 VM웨어 라이선스 변경은 역대 가장 큰 반발에 부딪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비용적 측면뿐 아니라 시스템 이전을 위한 별도 업그레이드 작업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유예기간도 없이 강제적으로 기존 제품을 폐기하고 구독제로 전환하도록 했다는 게 충격적이다.

특히 VM웨어 V스피어의 경우 일반적인 애플리케이션이나 데이터베이스와 달리 IT인프라 시스템의 근간에 위치하기 때문에 마이그레이션 프로젝트의 범위가 매우 클 수 있다.

소프트웨어 공급 모델의 구독제로 변화는 새롭지 않다. 이미 어도비나 오토데스크 등이 100% 구독제로 전환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설치형 제품보다 구독 제품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구독모델은 단기간에 대규모 매출을 거두지 못하는 대신 장기적이며 안정적으로 꾸준한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수익 흐름이 더 예측 가능해지므로 점차 소프트웨어 업계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브로드컴은 VM웨어를 인수하면서 추정 EBITDA 기여도를 3년 내 약 85억달러로 높이겠다고 밝혔었다. 현재 VM웨어의 EBITDA는 47억달러로 두배에 가까운 성장을 해야 한다.

고객 입장에선 구독 요금제가 영구 라이선스 구매보다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 여러 시스템 소프트웨어 회사가 주요 제품의 부가기능을 무료 업데이트 형태로 추가하기도 하는데, VM웨어의 경우 서버 가상화 플랫폼에 사용되는 여러 핵심 기능이 모두 유료 기능으로 바뀌게 된다. 전과 동일한 수준으로 기능을 이용하려 할 때 매월 매년 일정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건 심리적 저항을 일으킬 수 있다.

점차 많은 기업의 IT인프라가 온프레미스에서 퍼블릭 클라우드 중심으로 구축되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볼 대목이다. VM웨어는 전통적인 구축형 워크로드에 힘입어 성장해왔다. 하지만 퍼블릭 클라우드의 득세 후 신규 IT 워크로드는 태생부터 클라우드 친화적으로 설계되는 추세고, 기존 VM웨어 V스피어 기반 가상화에서 새 워크로드를 구축하는 경우는 드물어지고 있다.

전면적인 구독제로 전환은 자칫 VM웨어 고객에게 비용 부담을 느끼게 해 그들의 충성도를 떨어뜨리고, 완전한 클라우드로 이전을 더 가속할 수 있다. 이미 곳곳에서 일반화 됐듯이 기존 레거시 인프라의 확장을 극도로 제한하면고, 신규 투자를 클라우드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버 가상화된 전통적 워크로드의 컨테이너로 이동, 퍼블릭 클라우드로 이전 속도도 더 빨라질 수 있다. 서버 가상화는 오픈스택이나 리눅스가상화 같은 오픈소스 환경으로도 쉽게 이전 가능하므로 VM웨어 탈출이 이어질 수도 있다.

크리시 프라사드 VM웨어 클라우드파운데이션부문 수석부사장은 "VM웨어는 1년 넘게 구독 모델로 전환하는 과정을 진행해 왔으며 업계에서 이미 구독을 클라우드 소비의 표준으로 채택했다"며 "단순화된 포트폴리오를 마련해 구독 서비스로 전환을 완료한다"고 밝혔다.

그는 "구독 모델은 고객이 원하는 지속적인 혁신, 가치 실현 시간 단축, 예측 가능한 투자 등을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준다"며 "포트폴리오 단순화와 구독 및 기간제 상품으로 전환은 다년간의 비즈니스 혁신 노력의 정점이며, 이번 조치는 디지털 혁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혁신, 단순성 및 유연성을 제공함으로써 고객과 파트너의 성공을 더욱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브로드컴의 VM웨어 인수 후 전략은 불확실성을 높여가고 있다. 이미 카본블랙과 엔드유저컴퓨팅(EUC) 부문을 외부에 매각하기로 했고, 인력의 10%에 해당하는 인력의 정리해고를 실시했다. 기술 개발과 유지보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급격한 변화가 반복되면 장기적인 안정성을 추구하는 엔터프라이즈기업의 IT관라자는 주요 투자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렵게 된다.

관련기사

뉴타닉스는 지난달말 회계연도 2024년 1분기 실적발표에서  전년동기대비 18% 증가한 5억1천110만달러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는데, 경쟁사 VM웨어의 영향을 받은 계약을 다수 성사시켰다고 설명했다. 계약 중 일부는 VM웨어와 뉴타닉스 모두 선택하는 이중공급업체 계약이었다고 한다.

스티브 맥도웰 낸드리서치 수석분석가는 포브스 기고에서 "중요한 IT 인프라와 기본 기술에 대한 불확실성의 시기에 IT조직은 중요한 VM웨어 배포를 약속하거나 장기 라이선스 계약을 갱신하기 전 관련 위험을 포괄적으로 분석하는 게 좋다"며 "IT 구매자는 가능한 경우 이중 공급업체 접근법으로 위험을 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