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전력컨소시엄(WPC)이 추진하는 휴대용 기기 무선충전 규격 '치2'(Qi 2)가 내년부터 본격 보급된다. 애플이 2020년 아이폰12에 도입한 무선충전 기술 '맥세이프'를 바탕으로 개발돼 자석을 이용한 기기 고정과 자석을 이용한 편의성 향상이 기대된다.
12일 애플이 진행한 iOS 17.2 업데이트로 아이폰13부터 치2 충전기 호환이 가능해졌고 벨킨 등 주요 주변기기 업체도 치2 기반 충전기와 거치대 등을 출시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치2 제품 인증을 수행할 예정이다.
■ 현행 규격 '치', 보편성 높지만 충전용 코일 정렬 문제 남아
2023년 현재 스마트폰과 무선 이어폰, 보조배터리 등에 가장 흔하게 쓰이는 무선충전 규격은 자기유도방식인 치(Qi)다. 2009년 8월 출력 5W급 무선충전으로 시작해 현재는 약 15W까지 출력을 높였다.
그러나 치 규격은 충전기 내 전력을 전달하는 코일과 각종 기기에 내장된 코일을 정확히 일치시키지 않으면 충전 효율이 떨어지거나 충전이 불가능한 문제가 있다. 충전 패드 중 일부 제품은 기기가 미끄러지는 것을 막는 고무재질 패드를 적용하지만 정위치 유지는 여전히 어렵다.
WPC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을 찾던 중 2020년 애플 아이폰12에 도입된 맥세이프(MagSafe)에 주목했다. 애플은 2017년 4월부터 WPC 회원사로 합류한 바 있다.
맥세이프는 강력한 자성을 지닌 네오디뮴 자석 36개를 배열해 충전기와 기기를 밀착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자석을 이용하는 특성 때문에 수평 뿐만 아니라 자동차용 거치대 등 수직 방향 거치에도 유리하다.
■ WPC, 올 1월 맥세이프 기반 '치2' 표준 공개
WPC는 올 1월 CES 2023 기간 중 새 규격인 '치2'를 발표했다. 기기를 고정해 충전 효율을 높이는 맥세이프 구조를 가져오면서 충전 가능 기기를 AR/VR 헤드셋까지 확대한 것이 핵심이다.
치2 표준은 올 중순 확정됐다. WPC는 지난 11월 "연말연시에 애플 아이폰15를 비롯해 벨킨, 모피, 앤커 등이 공개한 치2 기반 기기가 대거 출시될 예정이며 100개 이상 기기가 인증 시험중"이라고 밝혔다.
TTA는 지난 11월 중순 WPC와 치2 인증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차량용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를 시작으로 향후 국내 기업이 생산하는 가정용·차량용 제품의 인증을 수행할 예정이다.
■ "충전기 선택의 폭 넓어져 아이폰 이용자에게도 이득"
맥세이프 규격을 WPC에 제공한 애플은 12일 공개한 iOS 17.2 업데이트로 2021년(아이폰13) 이후 출시된 모든 아이폰에 치2 충전 기능을 추가했다.
치2 제품을 개발중인 국내 제조사 관계자는 "치2 표준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아이폰 이용자에게 가장 큰 이득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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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애플 맥세이프 충전기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저가 충전 케이블을 써야했지만 치2 인증 제품이 등장하며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WPC는 오는 1월 초순 진행되는 CES 2024 스마트홈 부스에 각 제조사 제품을 이용한 치2 충전 시연도 계획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