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장애를 검사하려면 각종 장비를 몸에 부착한 채 병원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 이같은 번거로운 과정 없이 웹사이트에서 간단히 수면 질환 위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은 세 가지 수면 질환을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 '슬립스(SLEEPS, SimpLe quEstionnairE Predicting Sleep disorders)'를 12일 공개했다.
IBS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 김재경 CI와 삼성서울병원 주은연‧최수정 교수, 이화여대 서울병원 김지현 교수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이 알고리즘은 약 5천명의 수면다원검사 결과에 대한 기계 학습을 통해 수면 질환 위험도를 예측한다.
나이, 성별, 키, 체중, 최근 2주간 수면 어려움, 수면 유지 어려움, 기상 어려움, 수면 패턴 만족도, 수면이 일상 기능에 미치는 영향 등 간단한 9개 질문에 답하는 것만으로 만성불면증, 수면호흡장애, 수면호흡장애를 동반한 불면증의 위험도를 90%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
가령, 슬립스 검사 결과 수면호흡장애 위험도가 50%라는 결과가 나왔다면, 실제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했을 때 수면호흡장애가 발견될 확률이 50%임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누구나 쉽게 인터넷에서 수면 질환 여부를 예측할 수 있도록 슬립스 웹사이트((www.sleep-math.com)도 개설했다.
김재경 IBS CI는 "이번 연구는 수학으로 우리가 직면한 건강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하는 시도에서 시작됐고, 중요하지만 쉽게 간과할 수 있는 수면 질환에 기계 학습을 접목했다"라며 "수면 질환 진단의 복잡한 과정을 줄인 만큼, 많은 사람이 슬립스를 통해 자신의 수면 건강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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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은연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향후 건강검진 항목에 AI 기반 자가 검진 시스템을 포함한다면 잠재적 수면 질환 환자들을 스크리닝하여 수면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많은 질병을 선제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최근 학술지 '저널 오브 메디칼 인터넷 리서치(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실렸다. 논문 제목은 Predicting the Risk of Sleep Disorders using a Machine Learning-Based Simple Questionnaire: Development and Validation Study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