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조직에 컴퓨터 회로를 연결한 하이브리드 바이오컴퓨터가 간단한 음성 인식을 수행했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는 뇌의 특성을 활용,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현재 인공지능(AI)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연구진은 뇌 오가노이드를 전자회로에 연결, 뇌 조직과 회로가 전기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는 '브레이노웨어(Brainoware)'라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연구는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11일(현지시간) 실렸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활용, 작은 크기의 생체 장기로 키운 것을 말한다. 생명과학이나 의학 연구 등에 쓰이며, 실험 동물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에선 수 제곱밀리미터 크기에 약 1억개의 신경세포로 구성된 뇌 오가노이드가 사용됐다.
연구진은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를 전기신호로 변환해 뇌 오가노이드에 보내고, 뇌 신경의 반응을 센서로 감지해 머신러닝 알고리즘으로 해석했다.
이들은 8명의 사람이 녹음한 240개의 음성 파일을 전기신호로 변환하고 비지도 방식으로 학습시켰다. 뇌 오가노이드는 각 음성에 따라 다른 패턴의 신경신호를 나타냈다. 학습이 진행됨에 따라 브레이노웨어의 음성 인식 정확도는 78%까지 올라갔다.
생체 신경망과 AI 인공신경망의 통합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전력 소모가 큰 현재 대형 AI 모델의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열 수 있으리란 기대다. 적은 에너지로도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뇌를 모방하면 정보 저장과 처리가 분리되어 병목과 전력 소모가 불가피한 기존 컴퓨터의 구조를 혁신할 수 있다.
또 뇌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연구를 통해 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알츠하이머병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의 돌파구를 열 수도 있다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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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직은 개념 증명 수준의 초기 연구인 상황이다. 오가노이드 수명과 크기를 늘이는 것이 과제다. 연구에 쓰인 오가노이드는 성장에 2-3개월 걸렸는데, 수명은 1-2개월 수준이다. 보다 복잡한 과제를 수행하게 하려면 더 큰 오가노이드가 필요하다. 또 대부분 과제를 수행함에 있어 아직 기존 AI가 훨씬 높고 효율적인 성능을 자랑한다.
펭 구오 인디애나주립대 교수는 "오가노이드와 AI 컴퓨팅을 연계하려면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라며 "뇌 오가노이드의 안정성을 높이고 보다 복잡한 과제를 수행하게 할 방법을 찾는 것이 다음 과제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