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SW 사업 정의부터 규모 기준까지 다시 짜야"

신한대 황만수 소프트웨어융합학과 교수...국회 토론회 발표

컴퓨팅입력 :2023/12/11 19:01

"현재 공공 소프트웨어(SW) 오류를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따질 시기가 아니다. SW 사업에 대한 정의, 목적, 평가, 규모 기준부터 다시 새로 짜야 한다. 명확한 사업 기준이 있어야 결과도 좋을 것이다. 이는 공공SW 개선을 위한 첫 단추라고 본다"

신한대 황만수 소프트웨어융합학과 교수는 11일 국회 의원회관 제2 세미나실에서 열린 '민생과 직결되는 정보화 사업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에서 정보화 사업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공공SW 문제를 모호한 사업 정의와 기준, 발주 요청, 책임자 부재 등을 이유로 꼽았다. 해결 방안으로는 명확한 사업 가이드라인을 비롯한 예산·시기에 맞는 계획, 공정성, 전문성 강화라고 강조했다. 

"대형 SW 사업 정의부터 다시 짜야"

황만수 소프트웨어융합학과 교수는 공공SW 사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SW 개발 대형화로 꼽았다. 황만수 교수는 "이로 인해 고품질 SW 구현이 어려워진다"며 "정부의 대형 SW 사업 절반이 실패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신한대 황만수 소프트웨어융합학과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그는 국내 대형 SW 사업 실패 원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했다는 입장이다. 황 교수는 대형 SW 사업에 대한 정의가 부족하다고 봤다. 황 교수 설명에 따르면, 현재 조달청은 사업 금액 20억부터 대형 사업으로 본다. 과기정통부는 700억원부터 대형 사업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이 기준만으로 대형 SW 사업을 정의하는 건 힘들다.

황 교수는 SW 사업 예정가격과 실제 개발 비용이 큰 차이를 보인다고도 했다. 그는 "ISP 및 ISMP 예산과 발주 예산의 차이를 비롯한 기술력과 무관한 최저가 낙찰, 아무도 관심 없는 가격 결정 등이 무작위적으로 이뤄진다"고 했다. 황 교수는 "잘못된 사업 범위와 시간, 비용 예측도 개선되지 않는다"며 "불명확한 과업 변경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거나, 데드라인 준수를 위해 품질을 떨어뜨리는 고질적 관행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황만수 교수는 SW 선정 평가자도 문제라는 입장이다.

그는 SW 사업자를 선정하는 평가자도 문제를 갖고 있다고 했다. 황만수 교수는 "평가자는 사업 특성이나 규모에 대한 불충분한 평가를 하는 실정"이라며 "SW 품질 그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는, 기술이나 가격 점수 중심의 사업자를 선정한다"고 지적했다. 평가를 해도 문제다. 평가 후 추적 시스템이 별도로 갖춰져 있지 않고, 계약 시 불분명한 과업 범위로 인한 사업 완료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했다.

황 교수는 대형 SW 사업 실패에 대한 책임자 부재도 문제 삼았다. 그는 "SW 사업이 실패했을 때 모든 기관이 책임을 회피하거나 떠넘긴다"며 "이는 전체적인 SW 품질 개선을 막는 가장 큰 방해물"이라고 했다.

"명확한 SW 사업 ·평가 기준 필요"

황만수 교수는 공공SW 등 대형 SW 사업 개선을 위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우선 사업자, 발주자는 비용과 시간에 맞는 현실적인 서비스를 사전에 약속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발주자 예산 기반으로 최적의 사업자 선정을 실행해야 한다"며 "이를 통한 고품질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명확한 SW 요구사항도 필요하다고 봤다. 황 교수는 "사업 도중 발생할 수 있는 변경 사항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요구 사항 변경 시 이에 대한 대가를 업체에 지불해야 하는 시스템 구축 필요성도 중요하다"고 했다.

황 교수는 기업 규모를 따지기 보단 공정한 평가를 통해 전무성 갖춘 기업을 공공 SW 참여자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성·전문성 강화도 언급했다. 그는 "대기업을 비롯한 중소·중견 기업에 따른 인위적 사업 참여·배제는 무의미하다"며 "기술력과 경험 및 이행 능력을 갖춘 조직의 사업 참여 보장을 위한 평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규모를 따지기 보단 공정한 평가를 통해 전문성 갖춘 기업을 선정하는 식이다.

그는 대형 SW 사업에 대한 명확한 정의도 필요하다고 했다. 황 교수는 "대형 사업을 정의할 때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 설계 시스템 구축, SW 평가 후 시스템 유지·보수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생각해 내야 한다"고 했다. 또 발주기관과 사업특성, 목적, 내용을 고려해 핵심 과업 영역도 설정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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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교수는 "대형 SW 사업은 기술력뿐만 아니라 위험관리 능력도 중요한 시점"이라며 "대형 SW 특징에 맞는 평가 기준을 비롯한 방법, 절차 등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는 국민의힘 권은희 의원, 김병욱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가 주관했으며, 지디넷코리아가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