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대국민 서비스의 잦은 오류의 원인으로 대기업 참여제한을 지적하며 이를 완화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실질적인 해결 방안이 될 수 없다.”
국민대학교 이동희 교수는 11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민생과 직결되는 정보화 사업 이대로 괜찮은가?’국회 토론회에서 '공공정보화 사업 현황과 미래 방향'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이유를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2020년도 7월 5년간의 구축과정을 거쳐 오픈한 국방부 군수통합정보체계 시스템은 구축하는 기능에 비해 사업비가 너무 적게 책정됐다며 민사소송이 발생했다. 사실 확인을 위해 제출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국방부에서 선정한 비용은 4만 8천531점인 반면, 사업자 측에서 주장한 내용은 11만 점이다. 점수당 약 51만 원으로 계산한다면 300억 원 이상의 대가를 받지 못한 것이다.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 NEIS)는 올해 6월 개통 후 문항정보표가 유출되는 등의 오류가 발생해 논란이 됐다. 일부에서는 해당 사업을 중견기업에서 구축했다는 점을 들어 대기업의 참여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이교수는 "기존에는 삼성 SDS라는 대기업도 참여한 과거가 있고 그때도 문제가 발생한바 있는 만큼 문제의 원인이 중견 기업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그보다는 무리한 과업 변경과 개발 시기 불일치 등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개통한 차세대 사회보장시스템 행복e음은 대기업이 사업을 담당했지만 역시 오류가 발생했다. 더불어 과도한 업무환경과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사업을 포기해 대기업이 담당해도 서비스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 있음이 밝혀졌다.
또한 개통을 앞둔 차세대 지방세입 시스템은 대기업 참여 제한이 풀린 사업이다. 사업성 검토결과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대기업이 수주를 포기해 중견기업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 교수는 “제시한 4가지 사례를 보면 현재 공공SW 사업의 문제가 대기업 참여 제한의 이슈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실제 원인은 제값을 못 받는 불공정한 사업구조, 하도급 등이 여전히 남아있는 관행 등이 해결되야 할 실질적인 과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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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정부에서 집중하는 사업 중 하나인 디지털플랫폼 정부에서 현 발주 시스템을 개선하려 하는 만큼, 특정 규모의 기업에 집중하기 보다 국내 모든 기업이 협업할 수 있는 생태계가 구축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국회 토론회는 국민의힘 권은희 국회의원, 김병욱 국회의원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가 개최하고 지디넷코리아에서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