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를 잡기 위한 어구에 때로 고래나 거북이가 걸려 옴짝달짝 못 하고 몸부림치다 심한 경우 목숨을 잃는 경우가 있다. 고래나 거북이가 어장에 접근할 가능성을 최장 1년 전에 예측하여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이 나왔다.
수온의 변화는 바다에 사는 어류의 이동과 서식지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이같은 변화를 미리 예측하는 기법이 어업 수확량을 늘이는데 활용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어류 보호에도 적용한 것이다.
미국과 호주 연구진의 이 연구는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5일(현지시간) 실렸다.
혹등고래는 수온이 낮고 영양이 풍부한 환경을 좋아한다. 수온 변화에 따라 더운 물이 찬 물을 캘리포니아주 해변 쪽으로 밀어내면 혹등고래가 이를 따라 해변 가까이로 온다. 이 지역에선 게잡이를 위해 어민들이 11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해변 인근 해저면에 어망을 던져둔다. 어망에서 위로 연결되는 로프에 고래가 걸려 상처를 입거나 줄에 엉켜 움직이거나 먹이를 찾지 못 하게 되는 사고가 일어난다. 떄론 목숨을 잃기도 한다.
이를 막기 위해 어민들은 이전 달의 해수면 온도를 바탕으로 '서식지 수축 지수(HCI)'를 산정, 조업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대비할 시간이 촉박해 어민들은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연구진은 세계 바다의 수온 변화를 예측하는 모델을 적용, 이 지역에 수온이 올라 혹등고래들이 어구가 깔린 해변으로 다가올 가능성을 1년 전에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어민과 정부 관계자 등이 어류를 보호하면서 경제적 피해도 최소화할 길을 찾을 수 있게 되리란 기대다.
기존엔 세계 바다 수온 변화를 바탕으로 특정 지역의 변화를 예측하려면 대량의 컴퓨팅 자원을 활용한 복잡한 계산이 필요했다. 반면, 연구진은 세계 수온 변화 예측을 각 달의 HCI 산정에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 고래가 해변으로 가까이 오는 시기를 11개월 반 전에 정확하게 예측했다.
기후과학 연구에 주로 쓰이던 생태 예측 모델이 어류 보호와 어민 생활 개선에도 쓰인 것이다. 정밀도가 높은 예측 기법을 쓸 여력이 없는 개발도상국에서도 구하기 쉬운 세계 바다 수온 등의 정보로 어류 보호를 위한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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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같은 기술을 볽은바다거북 보호에도 적용했다. 붉은바다거북은 따뜻한 물을 좋아한다. 어장 인근 수온이 올라가면 거북이들이 접근했다 그물에 걸릴 위험이 커져 조업이 중단된다. 연구진은 거북이들이 접근할 가능성이 큰 시점도 11개월 반 전에 예측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기후변화와 이상고온 등의 현상이 심해지는 가운데, 이 기술이 어류와 어민을 위한 적절한 판단을 내리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