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의심 사고' 설운도 "이건 간접살인" 심경 고백

설운도 부부가 급발진 의심 사고 당시를 회상하며 억울한 심경을 밝혔다.

5일 방송된 JTBC '한블리(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는 지난 10월25일 설운도의 아내 이수진이 운전한 벤츠 승용차가 상가를 들이받은 사고에 대해 조명했다.

당시 사고 상황에 대해 이수진은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식당 주차장을 나와 골목으로 진입했다. 사람이 옆으로 지나가서 자동긴급제동 장치(AEB)가 작동하면서 급정거를 했다. 그리고 다시 출발하려고 (페달에) 발을 올리는 순간 제트기가 날아가는 것처럼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설운도는 "제가 조수석에 타고 있어서 '브레이크 브레이크!'라고 했다. 그러니까 아내가 '안 들어 안 들어' 하더라. 굉음을 내면서 날아가는 그 순간이 체감 200㎞/h였다. 7~8초밖에 안 걸렸다. 총알과 같았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이수진은 "인터넷에서 급발진 대처법 봤던 거 생각도 안 나더라. 머릿속에 사람만 피하자는 생각밖에 없었다. 한 120m 되는 거리를 순간 몇 초 만에 날아가는데 다른 생각을 할 여지가 없었다"고 했다.

설운도는 "굉음이 났다. rpm이 순간적으로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스포츠카 굉음 같았다. 이건 무조건 결함"이라고 주장하며 "주변 목격자가 CCTV를 제공해 주셨다. 저희 차 브레이크 등에 불 들어온 게 나왔다고 영상을 주셨다"고 말했다. 실제 골목 CCTV에는 이수진의 차 브레이크 등이 켜진 모습이 다각도로 담겼다.

이수진은 "운전을 38년 했다. 보통 때 브레이크 밟는 느낌이 아니었다.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딱딱하고 안 듣는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설운도도 "브레이크가 딱딱하게 들어가지 않았다는 건 작동을 안 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운도는 이어 "에어백도 안 터졌다. 저는 이 사고를 간접살인으로 본다. 에어백은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건데 에어백이 안 터졌다는 건 엄청난 문제다. 제가 급발진 아닌 걸 급발진이라고 하겠나. 제가 옆에 안 탔으면 저도 (급발진이 아니라고) 의심을 했을 거다. 직접 탔는데 급발진인지 아닌지 모르겠나"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사고 이후 트라우마가 심하다. 요즘은 차에 타면 그 순간의 공포가 확 밀려와 겁이 난다. 아내는 세탁기 소리만 들어도 놀란다"며 정신적 피해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