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美 FEOC 직격탄..."자금 여력 없는데 지분 인수 어쩌나"

中 기업과 최다 합작...현금자산 8兆 불과 차입금 '껑충'

디지털경제입력 :2023/12/05 16:52    수정: 2024/01/02 21:39

LG화학이 미국 정부의 해외우려집단(FEOC) 세부규칙 발표로 향후 사업 전략에 먹구름이 끼었다.

국내 기업 중 가장 활발하게 중국 기업과 합작(JV)을 진행했으나 지분 제한에 따라 향후 전략 수정도 불가피하다. 특히 지분 수정이 현실화할 경우 이를 뒷받침할 여력이 녹록지 않다는 점 역시 장기 계획을 가로막는 요소로 지목된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FEOC 세부규칙을 발표했다. 세부 규정을 살펴보면 외국 기업과 중국 기업의 합작 시 중국 기업의 지분율이 25% 이하여야만 합작기업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에도 보조금을 지급 받을 수 있다.

중국 기업과 합작을 진행 중인 국내 기업은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이 대표적으로 꼽히는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사업을 진행 중인 건 단연 LG화학이다.

실제 LG화학은 화유코발트와 새만금 구미에 전구체와 양극재 공장 건설을 비롯해 모로코에도 양극재 공장을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기확정된 투자 1조7천억원에 더해 야화와 체결한 모로코 LFP프로젝트가 실제 진행될 경우 투자금액은 약 2조원에서 3조원 가량의 대단위 투자가 이뤄진다.

LG화학과 화유코발트의 모로코 LFP프로젝트 MOU 체결식 사진(왼쪽 일곱번째부터) 천쉐화(Chen Xuehua) 화유코발트 동사장, 남철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장 부사장

현재 LG화학이 진행 중인 합작의 경우 세부적인 지분 구조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기업간 합작이 추진될 경우 통상 5:5 지분 구조를 가져가는 게 관례다. 이번 FEOC 지분 제한 조건에 따라 LG화학은 중국 기업의 합작 지분을 사들여 낮출 수밖에 없다.

LG화학은 앞서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만약 중국 회사 지분이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는 내용으로 FEOC가 규정된다면 필요시 화유코발트 지분을 전량 인수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자금 여력은 녹록치 않다.

LG화학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3분기 말 회사의 현금성 자산은 8조8천800억원에 불과하다. 더욱이 값아야 할 총 차입금은 21조9천억원에 달한다. 석유화학 산업부진과 최근 진행한 외화 교환사채(EB) 발행 등으로 재무상태는 여유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LG화학은 이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기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설비투자(CAPAX)에만 1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지출이 예고된 상황에서 추가 지분 매수는 LG화학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본드 발행 등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고금리 상황에서 이마저도 고르기 쉬운 선택지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관련기사

LG화학은 우선 FEOC 세부규정 해석에 착수한 상태다. 세부적인 법령 검토를 거쳐 정부와 의견서 제출 등 후속 절차를 진행다는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미 미국의 칩스(CHIPS)법안과 동일한 지분 제한이 나온 만큼 당초에도 예상했던 수준"이라면서 "JV 설립 당시 이 모든 것을 고려해 협상이 진행됐고 자금 여력 역시 충분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