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과 방만 경영 내부 폭로 등으로 위기를 맞은 카카오가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주재로 6차 비상경영회의를 열었다.
김 위원장을 비롯해 위원들은 얼마전 택시업계와 협의한 배차 정책 전면 개편안을 재확인하고, 외부 감시 기구 활동 방향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경기 성남 판교아지트에서 4일 오전 7시께부터 경영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는 김범수 위원장을 비롯해 홍은택 대표와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등 주요 경영진 20여명이 참석했다. 최근 직원에게 폭언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카카오 방만 경영 체제를 폭로한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도 자리했다.
회의 전 김정호 이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제가 외부 소통을 못 한다”며 말을 아꼈다. 김 이사장은 준신위 본격적인 활동 시점을 묻자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답했다. 이진수 카카오엔터 대표 역시 “회의 안건을 사전에 정해놓지 않는다”며 “당분간 쇄신 차원에서 여러 현안을 현장에서 발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이날 1시간 반가량 진행된 회의에서 경영진들은 쇄신에 대한 논의와 함께,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업계와 진행한 간담회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인사·재무 등 관련 현안에 대한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최근 출범한 외부 감시기구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 활동 방향 등을 논의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30일 가맹점협의체(한국티블루협의회), 4단체(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만나 현재 수락율 등을 고려한 인공지능(AI) 추천 시스템으로 첫 콜카드를 보내는 배차 정책을 전면 개편하고 최단거리 우선 배차를 병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수락율 산정 방식 고도화와 추천 시스템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를 확인·관리할 수 있는 추가 기능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연내 마련할 예정인 새로운 가맹 서비스에 대한 기존 가맹 가입자의 전환과 래핑·설치 등 디자인 적용을 지원해, 가입 부담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외관 광고를 가맹 상품화해 사업자 수익화를 보장하는 데도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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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10월30일부터 한 달째 매주 월요일 비상경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경영진들은 지난주 회의에서 카카오 공동체 인사와 재무·법무 등 내부 경영 상황을 살펴본 뒤, 책임경영 구조를 강화하는 데 합의점을 모았다.
김범수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회의에서 “관리 체계에 느슨한 부분이 있는지 철저히 돌아보고 전 공동체 차원에서 준법·인사·재무 등 측면에서 밀착 관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길 권고한다”며 “경영진들이 이런 변화에 적극 협력하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며 많은 걱정을 하고 있을 임직원들을 잘 챙겨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