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어머니와 자녀 2명의 사체에서 목이 졸린 타살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은 함께 숨진 아버지가 아내와 자녀들을 목 졸라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2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화재가 난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어머니와 자녀 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40대 아버지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졌다.
앞서 같은 날 오후 7시께 경찰에는 울산 모 중학교로부터 "학생이 등교하지 않았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이 해당 학생이 사는 아파트로 출동했으나 A씨는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A씨는 자녀들이 집 안에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관들이 오후 8시24분께 소방구조대에 협조를 요청, 문을 강제 개방하고 구조대와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갔다.
불이 나 연기가 가득한 집안을 수색하던 경찰과 소방구조대는 방 안에서 숨진 A씨의 아내와 중학생, 고등학생인 두 자녀를 발견했다.
울산의 한 대기업 직원인 A씨는 최근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집 현관문에는 집을 비우라는 내용의 경고가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종이에는 '경고합니다. 마지막입니다. 이번에는 문 앞에서 끝나지만 다음에는 계고합니다. 충분히 많은 배려해 드렸습니다. 잘 생각하세요'라는 글이 적혀있었고, 그 아래에는 테이프로 만들어 붙인 '마지막 경고'라는 큰 글씨가 붙어있었다.
A씨는 지난 2013년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지만, 갚지 못해 집이 경매로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고문은 지난 9월 집이 낙찰된 뒤에도 A씨가 나가길 거부하자 새 주인이 퇴거를 요구하기 위해 붙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A씨의 주변인 조사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과 경위를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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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