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어려운 대내외 경제 여건 때문에 많이 힘드셨죠. 포스트 코로나 이후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민하게 했던 2023년 한해도 서서히 저물고 있습니다. 새해 2024년에도 세계 경제가 녹록치 않아 기업들이 투자와 대응 전략 수립에 고민이 많습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전망하고 생각을 정립하기 위해 지디넷코리아가 2024년 ICT 분야 이슈 키워드와 기술·시장 트랜드를 미리 점검해 봤습니다. [편집자주]
오픈AI가 '챗GPT'를 선보인 이후 인간처럼 학습하고 추론하는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부터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그리고 로봇청소기, 세탁기 같은 가전제품까지 광범위하게 생성형 AI 기술 적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내년 초 삼성전자가 선보일 갤럭시S24 시리즈와 갤럭시북4에는 온디바이스 AI 기술 탑재가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열린 '삼성 AI 포럼 2023'에서 생성형 AI 모델 가우스를 활용한 온디바이스 AI를 공개하며, 내년 출시될 갤럭시S24 탑재를 예고했다.
구글도 자사 스마트폰 픽셀 라인업에 온디바이스 작업에 효율적인 LLM(초거대 언어모델) '제미나이 나노'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미 퀄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애플 등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온디바이스 AI를 개발 중이다. 퀄컴은 지난 10월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서밋 2023′에서 스냅드래곤8 3세대를 발표하며 온디바이스 AI를 거듭 강조했다.
이처럼 내년은 온디바이스 AI 개화기가 될 전망이다. 온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나 원격 서버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 서비스를 실현하는 기술이다. 서버와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센터에 투입되는 인프라 비용 절감이 가능하며, 개인 정보가 서버를 통해 유출될 확률이 적어 보안 측면에서도 우수하다.
그동안 대기업에서 기밀 유출과 같은 이슈로 직원들이 챗GPT를 사용하지 못 했는데 온디바이스 AI 노트북의 경우 보안 걱정 없이 챗GPT와 같은 언어모델 기반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AI 서비스의 업무적 활용이 가능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직종의 사용자들이 AI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야흐로 AI 대중화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디지털 카메라 역할을 스마트폰이 대체했듯이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현재 스마트폰으로 카메라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와 비슷할 정도의 영향력으로 장기적으로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기능과 더불어 사용자경험(UX)이 중요하기 때문에 온디바이스 AI가 도입되는 첫해에는 큰 폭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직 스마트폰 상에서 추론에는 한계가 있다. 영화 '아이언맨'에서 등장하는 '자비스' 수준 AI 비서 기능을 스마트폰에서 구현하는 것은 조금 더 먼 미래일 것으로 관측한다.
이석준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논의되는 온디바이스 AI는 주로 모델을 활용한 추론 영역이지만, 실제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온디바이스 환경에서 AI 모델의 학습까지 가능해야 한다"며 "개인의 데이터를 활용해 학습함으로써 최적화된 AI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시간이 흐를수록 정확한 AI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학습은 추론에 비해 월등히 많은 계산량이 필요해 스마트폰에서 학습까지 수행하기에는 갈길이 멀다"며 "사람과 같은 수준의 AI 비서가 되기 위해서는 언어모델의 정확도뿐만 아니라 AI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져야 하는데, 단순히 정보를 보여주는 것보다 실제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수행하는 것이 기술적 난이도나 리스크가 크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폰뱅킹에서 금액이 틀리는 등 잘못된 행동을 수행할 경우 사용자에게 매우 큰 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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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비스와 같은 AI 비서가 되기 위해서는 생성형 AI 기술뿐 아니라 다른 주변기술의 발전, 법적·규제적 허들을 넘어야 한다"며 "아무리 빨라도 5~7년, 일반적으로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