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선대병원에서 발생한 전공의 폭행으로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서울 소재 국·공립 치과대학병원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병원 감사실은 지난 5월 특별감사를 실시, 최근 그 결과를 공개했다. 보고서에는 “행위자 A교수는 겸직교수라는 지위와 관계의 우위에 있으면서 진료와 교육지도에 필요한 업무적인 행위에서 상대방 비하 등 언어적 괴롭힘과 직·간접적인 신체적 괴롭힘을 행사하는 등 사회통념상의 상당성을 벗어난다"라고 적시됐다.
또 감사실은 "(A교수가) 업무분장을 무시한 업무배제, 업무지시 등 업무적정 범위를 넘는 부당한 업무처리를 지속·반복적으로 행했다”고도 전했다.
통상 대학병원 교수는 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의 교육 및 연구를 맡는 한편, 대학병원에서 환자 진료 및 전공의에 대한 교육지도를 겸직한다.
또 감사실은 A교수의 행위에 대해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에서 정의하는 ‘직장 내 괴롭힘’의 행위요건의 핵심요소를 모두 충족하고 있으므로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A교수는 휴직을 이유로 별도의 소명 절차를 밟지 않았다. 현재도 휴직 상태로, 징계 및 재발 방지책 마련 등 후속 조치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병원 관계자는 "(A교수가) 휴직계를 (치과)대학에 제출했기 때문에 사유나 병원 복귀 시점 등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감사실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 의거하여 피해자 보호 및 피해복구 지원, 재발방지 노력 등은 선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행위자와 피해자의 실효적 조치를 실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여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면서 ▲행위자와 피해자의 실효적 분리조치 근거마련 ▲문책효과를 거둘 정당하고 실질적 조치 ▲피해자들의 의사와 요구를 반영한 피해복구와 효과적인 예방을 위해 실효적인 분리조치 근거 마련 ▲고충처리 절차 안내 ▲정기적인 실태조사 ▲예방교육 ▲인권센터 활성화 ▲가해자에 대한 2년간 모니터링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러한 권고를 병원이 수용했는지는 의문이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에서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는 사안으로, 철저한 진상 조사를 실시했다”라면서 “해당 교수가 복귀하면 소명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선대병원 폭행 피해 전공의는 지난 23일 ‘의과대학 교수의 상습적인 전공의 폭행에 관한 청원’을 국회동의청원에 제기했다. 현재까지 총 1천655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청원자는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된 근로기준법이 엄연히 존재하는 현 사회에서 시대에 동떨어진 개탄스러운 현실을 알려 경각심을 일깨우고, 후배 전공의 선생님들의 개선된 수련 환경과 더불어 신경외과 의국 발전을 위해 해당 교수의 해임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결국 김경종 조선대병원장은 병원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피해 전공의와 교직원들에게 상심을 안겨드려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