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 앞당길 고온 수전해 핵심 기술 개발 잇달아

KIST, 고온 수전해용 나노촉매 개발···에너지연, 고온수전해 최적화 스택 개발

과학입력 :2023/12/01 13:58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 고온 수전해의 효과를 높이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잇달아 내놓았다. 

수소경제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면서 수소를 만들어야 한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전해 기술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만들야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수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생산 단가가 천연가스에서 얻는 그레이수소에 비해 2-3배 높아 경제성이 떨어진다. 지리적 한계로 재생에너지 활용이 어려운 우리나라로서는 수전해 기술 혁신이 절실하다. 

수전해 기술은 100℃ 이하 온도에서 작동하는 저온 수전해와 600℃ 이상에서 작동하는 고온 수전해 방식으로 나뉜다. 저온 방식은 장치 안정성이 높고 소재 개발 측면에서 장점이 있어 기술적 성숙도도 높지만 전반적 효율이 낮다. 고온 수전해 방식은 높은 온도의 수증기를 쓰기 때문에 물 분해를 위한 전기에너지가 덜 들어 생산 비용이 낮다. 하지만 높은 온도로 인한 소재 부식이나 구조 변화 등의 문제가 상용화를 막았다.

■ 에기연, 고온 수전해 최적화 스택 개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이창근)은 고온 환경에 최적화된 수전해 스택을 개발했다. 스택은 물 분해를 통한 수소 생산 용량을 늘리기 위해 여러 장의 수전해 셀과 금속분리판, 집전체, 밀봉재 등을 적층한 것으로, 수전해 핵심 부품이다.

현재 대부분 고온 수전해 스택은 유사 기술인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설계를 도입해 제작된다. 반면 에너지연은 초기 설계 단계부터 수증기 전기분해에 최적화해 설계됐다.

에너지연이 개발한 고체산화물 수전해셀(SOEC) 스택 (사진=에너지연)

고온 수전해 연료인 수증기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연료인 수소보다 부피가 크고 점성이 낮다. 그래서 스택 내부에서 수증기가 잘 흐르지 못하면 셀의 촉매 층에 고르게 분포되지 못해 효율이 떨어진다. 연구진은 수증기 유동 특성에 최적화된 분리판을 설계해 유동 균일성을 확보했다. 

또 대용량 수소 생산에 적합한 형태의 전극 지지형 셀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전해질 지지형 셀을 쓰는 해외 기술보다 100-200℃ 낮은 650-750℃ 온도에서 작동해 소모 전력은 줄이면서도 수소 생산 효율은 더 높였다. 30개의 셀로 구성된 스택이 750℃의 온도에서 작동할 경우, 시간당 약 1천리터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연구책임자 김선동 박사는 "저렴한 그린수소 대량생산을 위한 고온수전해 기술 상용화가 곧 현실이 될 가운데, 현재 개발 중인 고온수전해 전용 셀의 성능뿐 아니라 내구성을 기존 상용품보다 대폭 높이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핵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KIST 개발 나노 촉배, 고온에서 수소 생산 2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은 600℃ 이상의 온도에서 장시간 1A/㎠ 이상의 높은 전류 밀도를 유지할 수 있는 고온 수전해용 나노촉매를 개발했다. 

저온 수전해 기술의 성능을 올리기 위해 사용하는 나노소재 촉매는 작동 온도가 높으면 열화가 빠르게 일어나 고온 수전해 방식에 활용하기 어려웠다.

에너지소재연구센터 윤경중 박사 연구팀은 고온에서 나노촉매의 구조 변형을 일으키는 화합물의 생성을 막는 고온 수전해 전지용 나노촉매를 개발했다. 고온 수전해 전지에 쓰이는 페로브스카이트 나노촉매의 특성 변화 과정을 분석해 스트론튬 탄산염이나 코발트 산화물 등 전지 열화를 일으키는 물질을 밝히고, 이를 제거해 높은 온도에서도 나노촉매가 모양과 크기를 유지하게 했다. 

KIST연구진이 개발한 대면적 셀과 나노촉매 합성을 위한 특수화학 용액 (사진=KIST)

이 촉매를 고온 수전해 전지에 실제 적용한 결과, 수소 생산량이 2배 이상 늘어나면서도 650℃도에서 400시간 이상 성능 저하 없이 작동했다. 또 대면적 수전해 전지에 적용해도 안정적으로 구동,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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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중 박사는 "나노소재를 고온 수전해 기술에 적용한 이번 연구 성과는 생산성과 내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라며 "상용화를 위해 고온 수전해 셀 제조업체와 협력해 양산용 자동화 공정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과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학술지 '케미칼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 최신호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In situ synthesis of extremely small, thermally stable perovskite nanocatalysts for high-temperature electrochemical energy devices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