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수요 하락이 본격화되며 부품 업체도 생산 거점 조정에 나서고 있다. 일본을 포함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 등 전 세계 거점에서 HDD 주요 부품인 플래터를 생산하던 레조낙(Resonac, 구 쇼와덴코)이 지난 10월 말 대만 공장을 폐쇄했다.
HDD 출하량은 2010년대 초반 SSD 부상 이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용량 대비 단가를 중시하는 데이터센터가 가장 큰 수요처로 꼽히지만 데이터센터 투자액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커스에 따르면 거시경제 영향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감소한 올 1분기 HDD 출하량은 40% 가량 감소하기도 했다. 올 3분기 HDD 출하량 역시 3천만 대를 조금 넘는데 그쳤다.
■ 레조낙, 대만 내 HDD 플래터 생산 공장 폐쇄
플래터(Platter)는 HDD에서 실제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주요 부품 중 하나다. HDD 내부에서 분당 5천400번에서 7천200번 회전하며 자기장을 조절해 실제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헤드(Head)의 신호를 받아 저장한다.
레조낙은 데스크톱PC·서버용 3.5인치 HDD, 노트북용 2.5인치 HDD에 들어가는 플래터용 기판을 생산해 왔다. 생산 규모는 일본과 싱가포르, 대만, 말레이시아 등 총 4개 지역을 합해 2천만 장에 달한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중순 대만 신주과학단지 안에 입주한 플래터 생산 현지 법인인 '레조낙 HD 타이완'을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 "수요 저하 등 시장 상황 변화...가격 경쟁력 상실"
레조낙 HD 타이완은 1990년 9월 설립 이후 30년 이상 플래터를 생산해 왔다. 레조낙은 "이번 결정은 세계 HDD 수요 저하 등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HDD 관련 사업 전략 조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조낙은 지난 10월 말 대만 현지에서 HDD 플래터 생산을 종료한 데 이어 내년 6월에는 주주총회를 통해 회사 해산을 결의할 예정이다.
대만 연합보(聯合報)는 26일 "레조낙 HD 타이완은 대만에서 HDD 관련 유일한 제조업체로 600여 명을 고용해 왔다"고 보도하고 "시장 상황이 바뀌면서 대만 내 제품 생산이 경쟁력을 상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분기별 HDD 출하량 3천만 대 수준으로 하락
SSD는 2010년대 초반 이후 노트북을 시작으로 데스크톱PC와 노트북, 서버 등 데이터 저장 수요를 꾸준히 흡수했다. 키오스크나 POS 등 일부 산업용 PC도 HDD 대신 QLC(4비트) 등 SSD를 탑재하며 콘솔게임기도 SSD를 장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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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HDD 시장의 '큰 손'은 GB(기가바이트) 당 단가가 중요한 데이터센터 등이지만 시설 투자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커스가 집계한 올 1분기 HDD 출하량은 총 3천600만 대 가량으로 2022년 1분기 대비 40% 가량 줄었다.
트렌드포커스가 지난 10월 발표한 올 3분기 HDD 출하량은 3천200만 대 가량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다. 트렌드포커스는 "2.5인치 HDD 수요는 더 이상 PC와 영향이 없으며 고용량·고성능 기업용 HDD 수요가 늘어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