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GPT스토어', AI 생태계 확 바꿀까

"글로벌 AI 비즈니스 장악" vs. "일시적 우려에 불과"

컴퓨팅입력 :2023/11/27 16:54    수정: 2023/11/27 23:26

우여곡절 끝에 샘 알트먼 최고경영자(CEO)가 다시 복귀하면서 오픈AI의 비즈니스 확장 행보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특히 'GPT스토어'를 주축으로 한 새로운 솔루션이 속속 출시될 것으로 예상돼 글로벌 인공지능(AI) 생태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오픈AI의 비즈니스 확장이 미칠 파장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오픈AI 비즈니스가 국내외 AI 생태계를 장악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반면 '찻잔 속 태풍'에 불과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오픈AI가 글로벌 AI 비즈니스 생태계를 장악한 모습. (사진=달리3 캡처)

알트먼 CEO는 지난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오픈AI 데브 데이'에서 AI 비즈니스 생태계 확장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당시 알트먼은 챗봇 거래소 'GPT스토어'를 비롯해 맞춤형 챗봇 빌더 'GPTs', 새 AI 모델 'GPT-4 터보'를 소개하면서 참관객들을 열광시켰다. 

GPT-4터보 기반으로 이뤄진 GPTs는 코딩 지식이 없어도 맞춤형 챗봇을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툴이다. 엄청나게 저렴한 비용으로 챗봇을 만들 수 있게 해 준다. 

이렇게 만든 챗봇은 GPT스토어를 통해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애플의 앱스토어 모델을 AI에 그대로 접목한 셈이다. 현재 GPT-4 기반 GPTs만 이용 가능하고, GPT-4 터보와 GPT스토어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 사이 알트먼이 해고 소동에 휘말리면서 공개 시기는 미정이다.

"수천만원 들던 AI 챗봇 제작비…백만원대로 낮아져"

외신들은 오픈AI가 GPT스토어를 주축으로 GPTs, GPT-4 터보로 글로벌 AI 생태계를 장악할 것이라 분석했다. 지금까지 AI 개발사는 고객사에 챗봇을 구축해 돈을 벌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일반인도 GPTs로 손쉽게 챗봇을 만들 수 있게 됐다는 게 이런 분석의 근거다. 

게다가 GPT스토어가 자리잡을 경우엔 챗봇을 쉽게 사고 팔 수 있게 된다. 이런 생태계 구조가 정착될 경우 AI 개발사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당시 미국 디인포메이션은 "오픈AI 데브데이는 AI 스타트업을 멸종으로 내몰 이벤트"라고 평가했다. 같은 날 뉴욕타임스도 "45분 만에 전 세계 AI 기업을 초토화했다"고 지적했다.

(사진=오픈AI)

국내 AI 개발사들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AI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개발사가 1천만원 받고 고객사에 챗봇을 공급했다면, 앞으로는 개발 단가가 100만원 대로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GPT스토어를 주축으로 한 오픈AI 생태계 영향력은 상당할 것"이라고 했다.

경희대 이경전 경영대학·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도 기자와 통화에서 "앞으로 오픈AI는 GPT-4 터보 같은 기술 엔진을 개발할 뿐 아니라 GPT스토어나 GPTs 등 AI 서비스 사업으로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AI 서비스 사업, 빅테크 못지 않아"

반면 오픈AI의 이러한 행보가 국내 AI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국내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특히 AI 모델 개발사에겐 그리 큰 타격이 아닐 것"이라며 "모델 개발사는 이번 (오픈AI 데브데이) 발표에서 기술 진전이나 압도적 모델 성능 향상을 느낄 수 없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GPT-4 터보가 모델 사용료 인하 등 기능 향상을 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보안성과 경제성을 걸림돌로 갖고 있다"며 이유를 들었다. 그는 "이러한 점에서 오픈AI가 GPT-4 터보 모델을 개발했다고 해서 전 세계 AI 모델 생태계를 위기에 빠뜨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모델 개발에 공략할 점은 여전히 많다"고 전했다.

네이버 클로바 케어콜. (사진=네이버)

네이버 측은 오히려 국내 기업이 빅테크보다 더 다채로운 AI 비즈니스를 내놓고 있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자사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행보를 예시로 들었다. 

그는 "네이버는 2021년 하이퍼클로바 개발 후 클로바 케어콜, 클로바노트, 검색, 쇼핑 등 대중 서비스에 AI를 적용해 왔다"며 "이번 GPT스토어 생태계는 챗봇 사업에 국한됐지만, 국내 기업은 전부터 더 넓고 다양한 대중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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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 올거나이즈 대표도 "오픈AI뿐 아니라 구글, 메타 등에서도 AI 비즈니스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이라며 "이번 GPT스토어를 구축으로 GPTs, GPT-4 터보로 인한 생태계 우려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LLM이 훌륭한 엔진이라면 자동차는 AI 애플리케이션이다"며 "올거나이즈를 비롯한 AI 기업·스타트업은 이에 굴하지 않고 다양한 개인·기업용 솔루션을 고도화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