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 지분 매각을 놓고 큐텐과 줄다리기를 하던 SK스퀘어가 협상을 중단했다.
11번가 기업 공개(IPO) 계획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새로운 매각 대상자로는 알리바바, 아마존 등이 거론된다. 쿠팡, 네이버 등 국내 기업도 새 투자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투자 업계(IB) 업계에 따르면, 11번가 최대주주 SK스퀘어는 최근 큐텐에 11번가 지분 매각 거래 중단을 통보했다. SK스퀘어는 11번가 지분 80.3% 보유한 최대주주다. 양사는 실사 과정에서 11번가의 기업가치 등 협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11번가는 2018년 투자 유치 당시 2조7천500억원으로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는데, 큐텐에서는 11번가의 몸값으로 최대 1조원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말 SK스퀘어는 큐텐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실사 권한을 부여했다.
악화된 대내외 증시 환경으로 사실상 IPO 추진 계획이 틀어지면서, SK스퀘어는 11번가의 새로운 지분 매각처를 찾아 나설 모양새다. 2018년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운용사 H&Q코리아 등으로 구성된 나인홀딩스 컨소시엄은 11번가에 5천억원을 투자하며 11번가 지분 18.18% 취득했다. 당시 5년내 IPO를 조건으로 내걸었는데, 해당 기한이 지난 9월이었다.
새로운 11번가 투자자, 지분 인수 희망 기업으로는 아마존, 알리바바 등이 거론된다. 아마존은 11번가와 이미 전략적 협력 관계로, 11번가는 2021년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출시해 아마존 상품을 판매 중이다. 2020년 11월 아마존이 11번가에 3천억원을 투자해 지분 30%를 사들인다는 설이 돌기도 했다. 결국 진행되지는 않았으나, 관련 논의는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한국 온라인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는 중국 알리익스프레스 모기업 알리바바도 후보자 명단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단 알리바바 관계자는 “(11번가 지분 인수, 투자 관련) 노코멘트”라고 했다.
이외 11번가 지분 인수, 투자 관련 국내 이커머스 기업 네이버나 쿠팡, 유통 기업 롯데, 신세계 등과도 물밑에서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 투자자가 정해지지 않을 경우 SK스퀘어는 ‘콜옵션’ 조항에 따라 재무적투자자(FI) 지분을 다시 사들이거나, FI가 SK스퀘어의 11번가 지분까지 제삼자에 매각하는 동반매도요구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이 같은 가능성에 대해 SK스퀘어 측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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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11번가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부분은 긍정적이며,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한다면 전화위복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SK스퀘어 측에서 원하는 매매가 적정가를 제시할 뚜렷한 원매자가 나오지 않으면 매각은 마땅치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