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확 띄는 호재없는데 6% 급반등…왜?

ETF 승인 앞두고 기관 투자 활발…거시경제 장기전망도 영향

금융입력 :2023/11/16 14:03    수정: 2023/11/16 17:12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블랙록 XRP(리플) 상장지수펀드(ETF)’ 오보 소동으로 하락했던 비트코인 시세가 하루 만에 6% 반등했다. 눈에 두드러지는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비트코인 시세가 급반등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상자산 가격 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5일 ‘블랙록 소동’으로 한 때 3만5천 달러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이 16일 오전엔 3만7천800 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24시간 만에 6% 가량 폭등한 셈이다.

그렇다고 블록체인 단기 상승을 뒷받침할 호재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오히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브라질 가상자산운용사 해시덱스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자수펀드(ETF) 심사를 연기했다는 소식만 들려왔다.

(출처=이미지투데이)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 심사 연기를 악재로 받아들이지는 않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은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제임스 세이파트는 “SEC가 (승인 시한인) 1월 10일까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가능성이 90% 이상”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심사 연기 발표로 인한 악재 소멸’이란 설명만으론 비트코인 시세 단기 급상승을 설명하기엔 다소 약해 보인다.

■ "기관들, 최근 1년새 암호화폐에 10억 달러 이상 투자"

투자 전문매체 인베스팅닷컴이나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 등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이번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진단하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RB)가 금리 상승 사이클을 종료할 가능성이 비트코인 시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FRB의 태세 전환으로 주식, 채권, 달러 보다는 암호화폐 쪽으로 돈이 몰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중동 정세가 더 악화되면서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점도 비트코인 강세에 일조했다고 인베스팅닷컴이 분석했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에 대해 ‘디지털화된 금’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SEC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앞두고 기관 투자자들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 투자자들이 SEC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동안 기관 투자자들이 먼저 돈을 쏟아붓고 있다는 것이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기관 투자자들은 암호화폐에 10억 달러 이상 투자했다. 이 중 비트코인 투자 금액은 2억4천만 달러다. 또 기관 투자자들은 현재 비트코인 거래물량의 19.8%를 차지하고 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 비트코인 거래량 급격하게 줄어…'강세 신호' 분석도 

최근 들어 비트코인 거래 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올 최고를 기록했던 지난 5월 3일에 비해 20만 개 가량 줄어들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투자자들이 장기 보유를 원할 때 비트코인을 거둬들인다”면서 “따라서 이런 현상을 강세 신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11월 7일 기준으로 신규 채굴된 비트코인의 92%를 장기 보유자들이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런 움직임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과 관련이 있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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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경우 6천 억 달러 가량의 신규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1조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또 암호화폐 투자회사 갤럭시디지털은 현물 ETF 승인 첫 해 비트코인 시세가 74%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