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中서 슈퍼차저 개방…전기차 충전 수요 흡수하나

궁극적으로 테슬라 판매량 회복 목표…"스며들기 전략 택해"

디지털경제입력 :2023/11/14 16:52    수정: 2023/11/14 17:20

테슬라가 중국에서 처음으로 슈퍼차저와 데스티네이션 충전소를 상하이차(SAIC)와 제너럴모터스(GM) 합작사인 SAIC-GM에 개방했다. 테슬라는 이미 미국에서 다른 브랜드 전기차도 사용할 수 있도록 충전 시설을 개방한 바 있는데, 중국에서도 개방하기로 한 것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1일 SAIC-GM의 캐딜락과 뷰익 전기차에 슈퍼차저와 데스티네이션 차징을 개방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방은 중국 내 합작 브랜드 중에서 처음이다. 테슬라는 이날 공개한 성명에 다른 브랜드에도 충전기를 개방하겠다고 했다.

테슬라는 이달 기준 중국에 1천800개의 슈퍼차저와 700개 데스티네이션 충전소를 보유하고 있다. 충전기는 각각 1만1천기, 2천기가 배치돼 있다. GM이 중국에서 전개하는 뷰익 전기차 3대와 캐딜락 리릭 등은 올해 말부터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테슬라는 중국에서 합작 브랜드 SAIC-GM에 충전기를 개방했다. (사진=테슬라)

테슬라가 중국 내 슈퍼차저를 개방한 것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현지에서 전기차 충전소 점유율을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테슬라는 충전시설로 점유율을 늘리는 전략을 한차례 보인 바 있는데, 그게 바로 올 초 미국 개방 당시다.

중국은 충전기 규격을 모두 GB/T(국가표준)로 통일했다. 이는 테슬라도 같다. 그런 만큼 미국과 같이 충전기 표준 규격을 노리려는 의도 보다는 충전시설을 개방해 테슬라 차량 구매를 촉진하면서 충전 수요를 늘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테슬라 충전시설 개방 당시 “테슬라의 충전 인프라는 그동안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를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전기차주들은 충전이 가장 중요한 만큼 충전이 쉬운 테슬라에 접근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은 전기차 보급에 비해 충전시설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블룸버그와 옥스퍼드 에너지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공공 전기차 충전소는 평균 하루에 한번 정도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 전기차 충전소에 대한 불신과 작동하지 않는 등 유지보수 미비가 가장 큰 이유였다.

테슬라의 급속 충전 시설인 슈퍼차저 (사진=씨넷)

지난해 테슬라는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에 세계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 판매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달 테슬라 중국 내 판매량은 전월 대비 2% 감소한 7만 2천115대에 그쳐 30만대를 돌파한 비야디와 격차가 더 벌어졌다. 테슬라의 점유율 회복을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을 짜야한다는 의미다.

업계는 테슬라가 미국에 충전시설 개방 당시와 같은 행보라고 분석했다. 투자회사 웨드부시(Wedbush) 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의 슈퍼차저 네트워크는 2030년까지 100억달러(13조원)에서 200억달러(26조5천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30년 테슬라 전체 매출의 3%에서 6%에 달하는 수치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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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슈퍼차저를 개방하는 방식은 스며들기 전략 차원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가 슈퍼차저 사용경험을 늘리면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장점을 부각하고 시장을 넓히겠다는 뜻을 가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전기차 충전기를 계속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보편화된다”며 “테슬라가 충전기를 오픈하고 다른 전기차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시장을 주도하고 넓히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