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군사용 반도체 생산 위해 인텔에 5조원 투자

WSJ 보도 "중국과 갈등 심화로 반도체 생산 아시아 의존도 줄인다"

미국 정부가 군사용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 위해 인텔 애리조나 공장 단지에 최대 40억 달러(약 5조 20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중국과 갈등이 심해지면서 군사용 반도체 생산과 관련해 대만의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 내에서 생산량을 늘린다는 취지다. 반도체는 최첨단 전투기, 미사일 등 무기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인텔 오코틸로 팹. (사진=인텔)

WSJ은 해당 사안에 정통한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이하 반도체법)에 투입된 예산 530억 달러(약 69조 원) 가운데 약 30~40억 달러(약 3조9억원~5조2천300억원)를 군사용 반도체 생산설비 구축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재 미 상무부와 국가정보국(DNI)은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인텔 측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반도체가 지정학적인 힘이나 군사력의 핵심으로 자리 잡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하고자 민간 산업에 깊이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조 바이든 행정부는 아직까지 지원 규모에 대해 정확하게 확정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텔에 막대한 보조금이 투입되면 다른 반도체 기업이 사용할 자금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 상원의원 3명(민주당 소속의 잭 리드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과 로저 위커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 마리아 캔트웰 상원 상무위 위원장)은 지난달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에게 반대 입장의 서한을 전달했다.

WSJ이 입수한 서한에 따르면 "단일 기업에만 막대한 지원금이 지급되면 다른 반도체 기업에 대한 자금 조달이 제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