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교육시장을 중심으로 급속히 보급됐던 크롬북 시장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 3분기 전세계 크롬북 출하량은 총 350만 대로 전년 동기(450만 대) 대비 20.8% 하락했다.
2020년 이후 전세계 대부분의 교육기관에 크롬북이 보급된 데다 거시경제 상황 악화로 수요가 그만큼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그러나 IDC는 향후 2개월간 정부 잔여 예산 소진과 교체주기 도래 등으로 태블릿 대비 오히려 상황은 나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 2021년 2분기 이후로 지속 감소...올 2분기 반짝 반등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크롬북 출하량은 280만 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온라인 학습이 보편화된 2020년 2분기에는 2.6배인 730만 대로 급상승했다.
2020년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성장한 크롬북 시장은 2021년 2분기 1천330만 대를 정점으로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했다. 2021년 3분기 660만 대를 기록한 후 한 번도 600만 대 선을 넘지 못했다.
주요 PC 제조사는 PC 재고가 쌓이며 출하량이 줄자 그동안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던 크롬북 등 보급형 제품 생산량을 늘렸다. 그 결과 올 2분기 크롬북 출하량은 580만 대로 늘어났지만 2022년 2분기(590만 대) 대비 소폭 감소에 그쳤다.
■ IDC "크롬북 시장, 각급 학교 교체 수요로 다소 낙관적"
올 3분기 최다 출하량을 기록한 에이서(100만 대)를 포함해 HP·델테크놀로지스(각 70만 대), 레노버(60만 대), 에이수스(20만 대) 등 상위 5개 제조사의 출하량은 전년 대비 적게는 6.3%에서 최대 28.1%까지 줄었다.
그러나 IDC는 크롬북 시장이 교육 부문의 기기 교체와 각국 정부의 예산 처리 등으로 조금 더 나은 위치에 있다고 판단했다. 각급 학교가 도입한 기기를 약 3년 주기로 교체한다는 사실에 주목한 것이다.
실제로 2020년 한 해동안 출하된 크롬북은 총 3천240만 대(IDC 기준)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학교 수업이 정상화되며 구매 대수는 줄어들 수 있지만 이 중 절반 정도만 교체 수요에 반영돼도 출하량에 큰 영향을 준다.
대만 디지타임스도 7일 대만 내 크롬북 ODM 제조사 등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내년부터 크롬북과 기업용 노트북, AI 탑재 제품이 노트북 수요 반등을 주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 퀄컴 스냅드래곤 X 엘리트 기반 크롬북 칩도 변수
퀄컴이 내년 중반 출시 예정인 PC용 칩 '스냅드래곤 X 엘리트'도 크롬북 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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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드래곤 X 엘리트는 2021년 인수한 반도체 스타트업 '누비아'의 반도체 IP(지적재산권) 기반 CPU를 탑재했다. 최근 시제품을 대상으로 진행한 벤치마크에서는 애플 M2 칩을 넘어서는 성능을 보여주기도 했다.
퀄컴은 2021년 Arm 기반 윈도 PC용 칩 '스냅드래곤 8cx 3세대', 크롬북용 '스냅드래곤 7c+ 3세대' 등을 공개한 후 2년 가까이 새 제품 출시가 없었다. 내년에 누비아 CPU 기반 크롬북용 칩 출시를 통한 시장 확대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