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P 경쟁 과열로 공멸 우려, 해외 진출 급선무

사업 수주 위한 치열한 비용경쟁, 적자 감수하기도

컴퓨팅입력 :2023/11/03 08:55    수정: 2023/11/03 10:21

지속되는 경기침체 상황에서 국내 소프트웨어(SW)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대거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사업자(MSP)로 몰리고 있다.

전 산업에 걸쳐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전환을 위한 투자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간 경쟁이 과열화 되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MSP분야로 기업이 몰리면서 발생한 가격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픽사베이)

관련 업계에서는 MSP에 집중되고 있는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신규 비즈니스 모델 확보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는 국내 SW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지원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OSA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SW 기업들의 매출은 13% 이상 늘었다.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기업도 메가존, 비바리퍼블리카, 포스코DX, 롯데정보통신 등 4곳이 추가됐다.

비바리퍼블리카를 제외한 3개사가 시스템통합(SI)과 MSP를 주 사업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은 AI와 빅데이터 등을 최신 IT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수요가 늘며 현재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는 분야다. 하지만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하락하고 있어 내실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MSP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구글클라우드 플랫폼(GCP) 등 클라우드서비스 사업자(CSP)로부터 구입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고객사에 최적화해 제공하는 사업 구조다.

클라우드 인프라라는 고정 지출을 감당한 채 부가 서비스와 유지보수 사업 등을 통해 매출을 발생시켜야 하는 만큼 수익률이 낮고, 많은 인력과 기술력이 요구된다.

더불어 성장세를 따라 주요 SW기업들이 대거 사업에 뛰어들며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기업 유지를 위한 현금확보를 위해 적자까지 감당할 정도로 과도하게 낮은 과금 정책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OSA 등 SW기업 지원 조직과 관계자들은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했다. 기술분야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국내 시장에 머물 것이 아니라 디지털 전환에 대한 요구가 있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며 과도화된 국내 경쟁을 완화하고 추가 수익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조준희 KOSA 회장은 “현재 국내 시장은 지속된 불황과 더불어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사업에 대해 제값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제는 국내를 벗어나 SW사업의 가치를 인정해줄 수 있는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조 회장은 국내 기업이 진출하기 유리한 시장으로 중동과 동남아시아를 지목했다. 클라우드와 AI 등 첨단 IT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을 뿐 아니라 기술 도입을 위해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관련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국내 기업이 선점해 산업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최근 긴장감이 높아지는 세계정세도 국내 기업에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다. 국가간 대립이 치열한 지역의 경우 클라우드 서비스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기업과 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어려운 면이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최근 중동이나 동아시아 지역은 미국이나 중국 등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아 해당 지역의 서비스 위주로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양측과 사이가 모호하거나 독립적인 위치를 유지하려는 경우는 어느 한쪽을 선택할 수가 없는데 이 상황에서 국내 SW기업은 차선책으로 선택되기 가장 적합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분석에 따라 KOSA는 중동과 동남아시아 지역의 국내 SW 기업 진출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브루나이 등의 현지 IT전시회 등에 참여하며 시장을 분석하고 국내 기업과의 접점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국내 주요 MSP인 메가존클라우드와 베스핀글로벌도 이러한 흐름을 읽고 발빠르게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상시 기술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24X7 기술지원센터'를 신설한다. 현지 고객사에의 요구에 맞춰 최적화된 서비스와 기술지원을 제공하며 중동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베스핀글로벌은 베트남에 설립한 지사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지역 디지털 전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시티, 스마트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분야로 저변을 넓히고 있으며, 현지에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교육센터를 설립해 전문 인력도 양성 중이다.

더불어 아랍에미리트의 디지털 서비스 기업 이앤 엔터프라이즈와 합작법인을 세우고 중동 시장 진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KOSA와 함께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을 위한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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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희 KOSA 회장은 “국내 시장에서 SW가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시장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십수년 간 제자리 걸음이 반복된 만큼 금방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서 “국내SW 기업이 처한 어려움을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기 방안은 수출이 유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