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출중한 한국인들…글로벌 기업 원하면 하루빨리 도전하길"

31일 '아시아의 한국인 2023' 개최…글로벌 기업 직장인·창업가 일상 공유

인터넷입력 :2023/10/31 19:14    수정: 2023/10/31 23:24

“판단 근거가 확실하면, 손해를 보더라도 후회하지 않아요.”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됐어요. 하고 싶은 건 반드시 해야 하는 성격이라, 망설임 없이 승부수를 띄웠죠.”

“가능하면 하루라도 빨리 도전하길 바랍니다.”

글로벌 기업에서 활약하는 한국인들이 한 말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동남아시아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그랩, 그리고 프랑스 에너지 관리·자동화 회사인 슈나이더 일렉트릭. 한 번쯤 들어 본 이곳에서 커리어를 쌓는 한국인들은 처음엔 두려움을, 현재는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최로 31일 열린 ‘아시아의 한국인 2023’에서 윤혜원 알리바바 티몰글로벌 부장과 강윤식 그랩 리드 프로그래머, 이연주 슈나이더 일렉트릭 글로벌 HR 디렉터가 글로벌 기업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일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31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최로 열린 '아시아의 한국인 2023'. 왼쪽부터 최태범 머니투데이 기자, 윤혜원 알리바바 티몰글로벌 부장, 강윤식 그랩 리드 프로그래머, 이연주 슈나이더 일렉트릭 글로벌 HR 디렉터.

윤혜원 부장은 중국에서 고등학교 졸업 후 곧장 취업 전선에 뛰어들며 일찍이 사회를 경험했다. 뒤늦게 학구열을 불태웠던 윤 부장은 한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몇 차례 직장을 거쳐 현재 알리바바에서 글로벌 이커머스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외 상관없이 기업별 일장일단이 있다고 윤 부장은 말했다. 그는 “한국에는 ‘사수 문화’가 있어, 기본기를 빠르게 익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강윤식 그랩 리드 프로그래머도 “특정나라에서 일하길 희망하는 게 아니라면, 한국에서 경험하는 게 더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윤식 프로그래머는 그럼에도, 싱가포르 유연한 업무 환경에 대해 “누군가의 의견보다는 ‘의견’에 좀 더 집중한다”며 “한국은 비교적 상명하복 체계가 강한 나란데 여기서는 국적도, 살아온 문화도 다 달라 개개인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일하면서 편했던 부분”이라고 했다.

강 프로그래머는 그랩 합류 전 라인에 적을 뒀다. 라인 입사 당시 회원 수는 1억명이었는데, 퇴사했을 때 7억명으로 급성장했다고. 강 프로그래머는 “한국에는 실수 안하고, 일 잘하는 인재들이 많다”면서 “무엇보다 힘든 상황을 즐겨하는 희생정신을 가졌다”고 회상했다.

이연주 슈나이더 일렉트릭 디렉터는 2017년 글로벌 인사팀에 발령받은 뒤 6년간 홍콩에서 일하고 있다. 이연주 디렉터는 “처음 해외 취업을 고려했을 때, 탄력적인 마음을 가졌다”며 “홍콩은 한국에서 세 시간 거리로 주말에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으며 세금이 낮고, 연봉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디렉터는 “저마다 살아온 과정이 달라 단정할 순 없지만, 만일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는 게 목표라면 하루빨리 도전하길 바란다”며 “역량 있는 한국인은 많고, 한국 밖에는 많은 기회가 널려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 터전을 둔 스타트업 수장들도 창업 경험을 공유했다. 일본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 오비스의 정세형 대표는 “흔히 일본을 갈라파고스라고 한다”며 “(기업·이용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진출할 수 없는, 그런 벽이 있다”고 했다.

정세형 오비스 대표.

단,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한 번 서비스를 도입하면 꾸준히 유지하는 시장이 일본이라고 정 대표는 말했다. 정 대표는 평소 문제가 있으면 해결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인데, 오비스도 이런 맥락에서 만들어졌다. 정 대표는 예비 창업가들에게 “좋은 파트너를 곁에 두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플랫팜을 창업한 이효섭 대표는 이모티콘 서비스 모히톡(mojitok)으로 동남아 콘텐츠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모히톡은 특히, 베트남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정 대표와 마찬가지로, 이효섭 대표 역시 우수한 구성원과 함께 일하는 조직 문화를 중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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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베트남의 경우, 서로 끌어 당겨주는 네트워킹이 활발한 나라”라며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고, 직위에 상관없이 자기주장을 드러낼 수 있는 유연한 업무 환경이 특장점”이라고 했다. 지난주 플랫팜에 입사한 2001년생 개발자는 회사를 헤집고 다니며 코드리뷰를 요구한다고.

넥슨 개발자 출신으로 네 차례 스타트업을 세운 방경민 대표는 태국에서 상인들을 위한 전자상거래 서비스 플루고를 운영하고 있다. 방 대표는 “주식 투자 시 미래가치를 보듯, 회사도 상대방에게 기대감을 줘야 한다”며 “태국이든, 인도네시아든 증명하고 발전하길 원하는 사람 성향은 한국과 같다. 부딪혀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