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일본 키옥시아와 합병 논의가 중단되자, 공급과잉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낸드플래시 사업을 분사하기로 결정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웨스턴디지털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등을 제조하는 데이터스토리지 법인과 낸드플래시 법인 2개 상장사로 분할할 계획이다. 행동주의 투자자 엘리엇(Elliott) 메니지먼트가 웨스턴디지털에 사업 분할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날 데이비드 괴켈러(David Goeckeler) 웨스턴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현재의 상황을 고려할 때 낸드 사업을 독립형으로 분리하는 것이 웨스턴디지털의 사업 개선에 올바른 단계라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웨스턴디지털 주가는 10% 상승했다. 엘리엇은 성명을 통해 분할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2016년 샌디스크를 190억 달러에 인수한 웨스턴디지털은 이번 분할 결정으로 낸드플래시 사업 부진에 따른 수년간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팬데믹 이후 수요가 급감하고,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최근 대다수 메모리 업체들이 낸드 감산에 나선 것도 재고 조정을 하기 위함이다.
최근 키오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은 전 세계 낸드 시장의 3분의 1을 점유하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10월까지 협상 마무리를 목표로 합병을 논의했지만, 지난주에 돌연 중단했다.
니혼게이자신문과 로이터통신은 SK하이닉스의 반대로 양사의 합병 논의가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는 키오시아의 주요 투자자이자, 낸드 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다.
양사 통합에는 키오시아에 간접 출자한 SK하이닉스 동의가 필요하다. 키오시아 최대 주주는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한미일 연합 특수목적법인(BCPE Pangea Intermediate Holdings Cayman)를 통해 2018년 키오시아홀딩스에 약 4조원을 투자해 지분 15%가량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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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낸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31.1%), 키오시아(19.6%), SK하이닉스(17.8%), 웨스턴디지털(14.7%) 순이다. 키오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의 합산 점유율은 34.3%로, 1위인 삼성전자와 맞먹게 되며 SK하이닉스는 3위로 내려가게 된다.
한편 30일 웨스턴디지털은 3분기 실적발표에서도 키오시아와의 협상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