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 찾고 순찰까지"…로봇, 방위·치안으로 영역 확장中

경찰 치안산업전서 관련 솔루션 대거 등장

홈&모바일입력 :2023/10/30 16:28    수정: 2023/10/30 23:55

로봇이 방위·치안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일상 속 치안을 지키는 업무부터 극한 위기 상황에서 지뢰를 탐지하거나 인명 피해를 예방하는 등 관련 연구와 시도가 활발하다. 

로봇업계는 지난 21일 막을 내린 제5회 국제치안산업대전에서 다양한 순찰용 로봇을 선보였다. 국제치안산업대전은 국내 최초 치안산업 전문 B2B 전시회이자 경찰청이 주최하는 국내 유일 전시회다.

사족보행 로봇은 레인보우로보틱스 ‘RBQ-3’와 고스트로보틱스 ‘비전60’이 참여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모았다. 현대차 부스에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스팟’도 전시됐다.

레인보우로보틱스 관계자가 국제치안산업대전서 사족보행 로봇 RBQ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 국내 기술력으로 더 강해지는 '로봇 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방위사업청이 주관하는 ‘민·군겸용기술개발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연구 기간은 지난해 6월부터 5년간이다. 복잡한 환경에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순응형 ‘로봇 팔’을 장착한 다족형 통합 로봇을 만드는 것이 주요 골자다.

개발한 로봇은 추후 민수 영역에서 감시, 위험물 탐지 업무를 맡는다. 특히 소방청 방역용 로봇이나 화재 감시·진화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군수 분야에서는 수색·정찰, 지뢰 탐지 등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산업 현장에서 인명 피해를 예방하고, 전투 영역에서는 전투력 손실을 줄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국제치안산업대전에서 고스트로보틱스 '비전60'과 레인보우로보틱스 사족보행 로봇 'RBQ'가 관람객 주목을 받았다.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이를 위해 다족형 로봇 플랫폼은 가반하중(로봇이 들어올릴 수 있는 최대 무게)을 13kg 이상으로 높이고, 다관절 로봇 팔은 도달 범위 1m 이상에 중량은 10kg 이하로 낮추고자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특히 로봇 팔은 문 손잡이나 각종 밸브류를 인지해 조작하거나, 지뢰 탐지 센서를 탑재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사업은 환경 순응형 로봇 팔과 환경 인식 기술, 다족형 보행 플랫폼, 원격 제어·모니터링 기술, 보행 알고리즘 등을 개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를 위해 KAIST, 한국기술교육대학교, 폴라리스쓰리디, 센서뷰 등이 공동 연구기관으로 참여했다.

국제치안산업대전 레인보우로보틱스 부스에 사족보행 로봇 RBQ가 전시됐다. (사진=신영빈 기자)

■ 글로벌 사족보행 로봇 강자 경쟁 치열..고스트로보틱스 '비전60' 선봬

고스트로보틱스 국내 생산·판매를 담당하는 케이알엠은 사족보행 로봇 ‘비전60’을 선보였다. 비전60은 미국 공군에서 순찰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제품이다. 한국 육군본부가 전시를 진행할 때에도 로봇을 지원하는 등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비전60은 태생부터 야외 작전을 목적으로 개발된 로봇이다. 내구성이 높고 IP67 방진·방수 등급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영하 45도부터 영상 55도까지 작동할 수 있다. 로봇 무게는 51kg로 유사 제품 중 가장 거대하다. 3m/s 속도로 최대 3시간 동안 달릴 수 있다. CPU·GPU는 엔비디아의 오토노머스 머신용 AI 플랫폼 ‘자비에(Xavier)’를 탑재했다.

고스트로보틱스는 2015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설립된 회사다. 글로벌 사족보행 로봇 분야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함께 주요 업체로 꼽힌다.

케이알엠 관계자가 국제치안산업대전서 사족보행 로봇 비전60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신영빈 기자)

보스턴다이내믹스 ‘스팟’은 비교적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을 갖췄다. 덕분에 공공시설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세종시는 최근 스팟을 관광지 시설물 안내, 24시간 자율순찰 등 업무에 투입했다. 미국 뉴욕경찰(NYPD)도 주차장 붕괴 사고 등 사람이 들어가기 위험한 현장 정찰·조사 등 업무에 스팟을 활용하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교수 출신인 마크 레이버트 박사가 1992년 설립한 회사다. 2족 보행로봇 ‘아틀라스’와 ‘펫맨’ 등을 만들고 2020년에는 4족보행 로봇 ‘스팟’을 정식으로 상품화했다. 현대자동차가 2020년 약 1조원을 들여 이 회사를 인수했다.

국제치안산업대전 현대자동차 부스에 보스턴다이내믹스 사족보행 로봇 스팟이 전시됐다. (사진=신영빈 기자)

■ 다리 없어도 OK…자율주행로봇도 순찰 기능 뽐내

바퀴형 자율주행로봇(AMR)도 향후 주목되는 로봇 시장 중 하나다. 뉴빌리티, 도구공간, 세오 등 업체가 제품을 선보였다.

뉴빌리티는 경찰청 교통국 통합 부스에 전시를 꾸렸다. 이곳에서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배달 로봇 ‘뉴비’를 순찰 용도로 소개했다. 뉴비는 내달부터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에서 순찰 로봇을 운용할 계획이다.

뉴빌리티가 제5회 국제치안산업대전서 선보인 인공지능 순찰로봇 '뉴비' (사진=신영빈 기자)

세오는 한화로보틱스와 보안 로봇을 공동 개발하고 있는 업체다. 세오는 보안로봇 ‘아르보 S3’를 전시했다. 이 로봇은 높이가 59.1cm 정도로 낮으면서 열화상 카메라와 화재 초동대응 모듈 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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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치안산업대전 세오 부스에 보안로봇 '아르보 S3'가 전시됐다. (사진=신영빈 기자)

도구 공간은 순찰로봇 ‘이로이’를 전시했다. 이로이는 얼굴 스크린과 전면 인터랙티브 터치스크린을 탑재해 안내로봇과 유사한 형태다. 고감도 마이크를 장착해 비명 소리 위치를 파악하거나 침입자를 인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국제치안산업대전 도구공간 부스에 순찰로봇 '이로이'가 전시됐다. (사진=신영빈 기자)

로봇 업계 관계자는 “로봇이 치안 업계에 부족한 일손을 채워줄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며 “지난 19일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내달에는 지능형로봇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실외 로봇 서비스가 점차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