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한미약품의 비만 치료제에 대해 임상시험 제3상을 승인했다. 회사는 3년 내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제약사의 제품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가 과거 권리 반환 아픔을 극복하고 한미의 효자 제품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에 임상 3상 승인을 받은 물질은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물인 ‘에페글레나타이드’다. 이 물질은 한미약품이 자사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개발한 주1회 제형 GLP-1 제제다.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와 식욕 억제를 돕는 GLP-1 호르몬의 유사체로 작용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지난 2015년 사노피에 라이선스 아웃됐지만, 2020년 권리 반환으로 현재는 한미약품이 권리를 보유한 상태다.
2021년 미국당뇨병학회에서 발표된 글로벌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제2형 당뇨환자에서 4·6mg 각각 용량 단독 투여 시 심혈관 및 신장질환 발생 위험도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또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에서 주요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은 27%, 신장질환 발생률은 32%로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이 물질의 효과성이 글로벌 임상에서 확인된 만큼 3년 내 국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해 회사는 비만과 관련해 치료·관리·예방법을 위한 ‘H.O.P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이 프로젝트의 첫 상용화 모델이다.
효과성을 확인됐지만 한미 입장에선 그리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글로벌 비만 치료제 강자인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프리필드펜(성분명 세마글루티드)’ 국내 판매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계획대로 3년 후 상용화가 이뤄져도 후발주자로써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으리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회사는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비만 치료제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 제약회사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첫 GLP-1 비만신약을 시작으로 H.O.P 프로젝트의 동시다발적 개발을 통해 혁신적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