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밑에 지하실이"…카카오, 올해 시총 10위→17위 추락

카카오 주가 3만원대로…시총 1월초 대비 6조원 증발

생활입력 :2023/10/21 09:40

온라인이슈팀

카카오(035720) 주가가 3만원대로 추락하며 3년 반 수준으로 돌아갔다. 시가총액 순위도 올해 들어 7계단이 밀렸다. SM엔터테인먼트(041510) 시세 조종 혐의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되고 검찰과 금융당국의 칼 끝이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센터장을 정조준하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진 사법 리스크와 실적 둔화까지 겹악재로 카카오 앞날에는 먹구름이 꼈다. 200만 개미들은 '눈물의 물타기'에 나선 모습이다.

주가 시세조종 관여 의혹이 제기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1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0.18/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0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0일 3.58% 하락하며 3만905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 내리 약세를 기록, 결국 4만원선을 내준 것이다. 카카오 주가가 종가 기준 4만원선을 하회한 건 2020년5월4일(3만7434원) 이후 3년반만이다.

주가가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시가총액 순위도 올초 대비 7계단이 밀렸다. 지난 1월2일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카카오의 시총 순위(우선주 제외)는 10위였는데, 현재 17위다. 같은 기간 시총은 23조4731억원에서 17조3572억원으로 약 6조원이 증발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째 카카오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이 기간 개인들은 카카오 335억원을 산 것으로 집계됐다. 카카오 주가가 큰 폭으로 출렁이자 평단 낮추기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도 11억원 가량 사들였다. 반면 기관은 홀로 333억원을 팔았다. 기관의 물량을 개인들이 대부분 받아낸 셈이다.

카카오의 하락은 이날 서울남부지법이 배재현 투자총괄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 김범수 창업자를 소환하는 등 사법 리스크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 특사경은 최근 김 창업자에게 오는 23일 오전 10시까지 금감원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특사경은 김 창업자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영진으로부터 시세 조종을 보고받거나 지시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배재현 투자총괄대표와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은 올해 2월 에스엠 경영권 인수 공방이 진행됐을 당시 경쟁 상대방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억원을 투입해 에스엠 주식의 시세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격 이상으로 매집한 데 관여한 의혹을 받아왔다.

금감원 특사경은 이들의 행위가 자본시장법에서 금지하는 '시세조종' 등 불법행위라고 보고 그간 수사를 벌여왔다. 경영진들이 당시 기타법인을 통해 주식을 매집해 매수 주체를 의도적으로 숨기는 등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동시에 에스엠 주식에 대한 주식대량보유보고(5% 보고) 역시 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법원은 배 투자총괄대표에 대해 증거 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금감원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2인에 대해 "범죄 혐의내용이 중대하며 현재까지 수사결과 객관적 사실관계가 상당한 정도로 규명돼 있다"며 "보강 수사를 계속해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19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다"고 발언한 데 따라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연 5.0%를 돌파하는 등 고금리 우려가 커지면서 성장주에 더욱 비우호적인 환경이 마련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역시 금리 동결을 결정하되 매파적 입장을 유지했다. 통상 미래 가치로 평가받는 성장주의 경우 고금리 상황은 악재다.

카카오의 부진한 실적도 문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카카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치)는 1316억원으로, 3개월 전(1654억원) 대비 20.44% 감소했다.

증권가에선 사법부의 최종 판결을 지켜 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당분간은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가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결국 이번 사태로 인해 카카오의 신사업 투자 진행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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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훈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최악의 상황은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가 모두 인정되고, 거기에 따른 불이익이 온다면 직격타를 맞을 것"이라며 "결국 검찰 조사에서 어느 정도까지 혐의가 인정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사법부의 판단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