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업계가 올해 자율주행로봇(AMR) 시장 확대에 불을 지폈다. 다관절 로봇보다 비교적 기술이 단순하면서도 쓰임이 많아 경제적이라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와 현대위아 등이 신규 사업 진출을 공언했고, 다수의 경쟁 업체들도 시장성을 검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위아는 지난 주 막을 내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3 로보월드’ 전시에서 AMR 제품을 처음 선보였다. 로봇은 공장 안을 스스로 주행하면서 물건을 이송한다. 라이다 센서로 실시간 공장 내 지도를 작성해 이동하며, 위험 지역을 분류해 최적의 경로를 생성하거나 장애물을 피하는 기능도 갖췄다.
현대위아는 가반하중 300kg급과 1t급 두 가지가 AMR을 공개했다. 두 제품은 현대차 싱가포르 공장과 현대모비스 미국 앨리배마와 조지아 공장 등에 먼저 적용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로봇팔과 자율이동로봇을 융합한 모바일피킹로봇(MPR)과 주차로봇도 이같은 AMR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특히 주차 로봇은 높이 약 11cm의 저상차동에 바퀴를 인식해 잡을 수 있는 장비를 탑재했다. 구동부만 충분히 검증된 제품을 마련해두면, 상단부에는 다른 장치를 얹어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할 수 있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레인보우로보틱스도 이번 전시에서 바퀴로 주행하는 다양한 로봇 제품을 공개했다. 레인보우 모바일의 약자를 따 ‘RBM’이라는 코드네임이 붙었다. 가반하중 100kg, 200kg, 300kg을 지원하는 제품과 서빙로봇도 함께 전시했다.
가반하중 300kg을 지원하는 ‘RBM-LD300’ 제품은 특히 저상차동 모델로서 높이가 150mm로 여타 제품군보다 낮도록 개발했다. 무거운 짐을 싣고 옮기기 용이하도록 설계된 모습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해당 AMR 제품군을 시장 수요에 맞도록 고중량까지 확장해 내년 초께 출시할 예정이다. 이정호 레인보우로보틱스 대표는 “가반하중을 늘린 AMR을 개발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은 아니다”라며 “600~700kg급 AMR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진로봇은 기존 보유하고 있던 AMR 제품군 고카트(GoCart) 시리즈에 더해 ‘고중량’과 ‘커스텀’이라는 키워드로 신제품을 전시했다. 특히 지난 상반기에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자율주행 물류로봇 ‘고카트500’과 고객 요청에 따라 로봇의 구성 유닛을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커스텀 AMR’을 선보였다. 커스텀 AMR 오프라인 시연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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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텀 AMR은 현장 환경에 맞게 가반하중뿐만 아니라 차상장치, 폼팩터, 센서, 모터, 휠, 배터리 등을 로봇 수요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품이다. 저상형 AMR은 고객사 수요에 맞춰 1~2톤급 이상까지 다양하게 제작이 가능하다고 유진로봇 측은 설명했다.
로봇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도 AMR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성을 검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무거운 적재물을 운반해야 하는 생산·물류 현장에서 수요가 많기 때문에 관절형 로봇보다 시장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