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테슬라, 美서 사상 최대 판매에도 점유율 줄었다

가격 인하 전략에 전체 전기차 판매만 늘려…점유율 역대 최저

카테크입력 :2023/10/17 16:35    수정: 2023/10/17 17:22

테슬라가 주력 시장 중 하나인 미국에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 강자로 꼽히던 테슬라가 최근 신차 출시를 미루는 등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를 대거 시장에 출시하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17일 콕스오토모티브와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3분기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 점유율이 50%로 내려앉았다. 테슬라가 미국 내 점유율이 이처럼 낮아진 것은 처음이다. 반면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30만대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 자동차시장 조사기관 켈리블루북이 조사한 3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31만3천86대로 전년 동기 대비 49.8% 증가했다. 2분기 29만8천39대보다도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미국 내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도 전년 6.1%에서 7.9%로 올랐다. 전체 판매량이 오르면서 테슬라 점유율이 낮아진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트위터)

테슬라가 최근 점유율이 줄어든 이유는 주력 완성차들이 전기차를 잇따라 시장에 출시하고 있어서다. 독일 럭셔리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는 빠른 속도로 전기차 라인업을 갖추고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올 3분기에는 폭스바겐, 볼보, 아우디, 벤츠 등 유명 브랜드들의 전체 판매량 중 전기차 점유율은 모두 두자릿수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BMW는 15.6%로 기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브랜드로 꼽혔다.

이 같은 수치는 이제 ‘전기차는 테슬라’라는 공식이 깨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전기차 시장 경쟁이 격화되자 테슬라는 가격인하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테슬라는 점유율 유지를 위해 전년 대비 25%가량 가격을 내렸다.

가격인하 전략은 전체 전기차 판매량을 늘리는 성과를 냈지만, 다른 브랜드들도 가격인하 전쟁에 동참해 테슬라 점유율을 깎아 먹는 결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올 1분기 미국 내에서 62% 점유율로 양호한 성적표를 내고 있었다. 불과 2분기 만에 12%p가 감소한 것이다.

중국에서 공개된 신형 모델3 (사진=테슬라)

테슬라는 지금까지 경쟁자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순수 전기차 브랜드들도 많이 없었고 전통 완성차 기업은 전기차 차종수가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3분기에만 13종의 전기차가 추가됐다. 여기에 전기차만 판매하는 브랜드들도 약진하고 있다. 13종 전기차에는 쉐보레 실버라도 EV도 포함됐다.

테슬라는 전세계 시장에서도 위상을 위협받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월부터 8월까지 전기차 판매대수 2위를 유지했지만 1위인 비야디(BYD)와 격차는 더 벌어졌다. 지난해 BYD와 테슬라의 점유율 차이는 4.1%p였지만 올해는 7.6%p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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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테슬라가 최근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Y RWD를 출시하고 가격인하로 판매량을 늘렸으나 주력 모델인 신형 모델3 출시를 위해 생산을 중단하는 등 다양한 요인이 작동했다고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슬라가 사이버트럭을 출시하면 점유율이 다시 회복될 가능성도 높다”며 “다만 2027년까지 많은 수의 전기차 출시가 예정된 만큼 테슬라의 전기차 점유율 유지는 더욱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