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전동화 비전에 시동을 걸었다. 기아는 올 상반기 157만대의 차량을 팔았는데, 이 판매량을 2030년에는 전기차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대담한 목표는 기아가 수년 간 전동화 내실을 다져온 덕에 '이유 있는 자신감'으로 읽힌다.
기아는 12일 경기도 여주시에 위치한 마임비전빌리지에서 ‘2023 기아 EV 데이’를 개최하고,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회사의 비전과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기차 시장은 최근 소비 둔화세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SNE리서치는 12일 전세계 전기차 인도량이 870만대를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 41.3%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SNE리서치가 올초 전망했던 전기차 인도량 1천400만대 도달에 한층 가까워졌다.
기아는 전기차 시장이 기존에는 얼리어답터(최신 기기를 일찍 사용하는 사람)의 영역이었지만 곧 대중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기차가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것은 높은 가격도 문제지만 고객이 선택할 차종이 부족한 것도 주효했다.
기아에 따르면 내연기관차는 미국을 기준으로 400여종이 넘는 것에 비해 전기차는 30종에 불과하다. 이 부분이 전기차 시장 선점을 하기 위한 과제로 봤다는 것이 송호성 기아 사장의 설명이다. 기아는 다른 전기차 브랜드, 완성차 업체보다 선제적으로 전기차(EV) 풀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우선 기아는 2027년까지 15개 차종 전기차를 운영할 방침이다. 현재 공개한 5종에 내연기관 파생 모델 2종을 포함하면 7종으로 앞으로 약 10개 차종이 남았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차종은 다 나올 것”이라며 “작은 차종, 중상급 차종뿐만 아니라 픽업트럭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에 가장 큰 문제점인 가격 경쟁력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EV 풀라인업을 3만달러(4천만원)에서 8만달러(1억원)까지 다양하게 실현할 전망이다. 여기에 소형 전기차까지 투입하면 3만달러 이하 가격대 차종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아는 전기차 생산을 각지 현지 사정에 맞춘 설비를 확장하고 배터리 공급 체계 구축도 검토한다. 특히 EV5가 기아 최초 전륜 기반 전용 전기차로 출시하는 것에서 기아가 가격경쟁력을 어떻게 갖추는지 엿볼 수 있다.
기아는 EV6, EV9과 같이 EV5에도 E-GMP 플랫폼을 활용했는데, 기존 차들이 후륜 기반이었던 것과 달리 EV5는 전륜을 적용했다. 기아 관계자는 “전륜을 적용한 이유는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가격경쟁력을 갖추고자 선택한 방법”이라며 “현지 특화 모델로 배터리도 현지 수급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가격을 갖추려면 대량 생산을 위한 설비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전기차 설비를 갖추는 데만 큰 비용이 들기 때문에 자연스레 전기차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송호성 사장은 “전기차 생산 공장은 미국에서는 조지아주 사바나에 별도 생산 공장을 짓고 있고 국내 공장은 일부 공장을 개조할 것”이라며 “올해 발표했던 전기차 목적기반차(PBV) 공장이 화성에 만들어지면 그 공장을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하는 식으로 투자비를 최소화해서 원가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가 내세운 자신감은 여기서 나온다.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차종에 적정한 가격으로 고객 선택을 일차적으로 유도하고 이차적으로 충전 인프라 개선책도 갖출 전망이다. 기아는 주요시장인 북미, 유럽, 한국 등에 협력해 각 나라 사정에 맞춘 전기차 설비를 지속적으로 갖춰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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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혜택도 늘린다. 기아는 새로운 기아 고객이 구매부터 인도, 주행까지 모든 부분에 걸쳐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량을 구매할 때 주문 확인을 하고 인도 단계를 쉽게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기아 고객은 차량 인도 이후에도 차량 유지와 보수를 위한 운행데이터, 커넥트 스토어 등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 생성형 AI 챗봇으로 주행 중 필요한 정보를 받을 수 있게 한다. 기아는 이 서비스 모든 과정을 통합해 내년 상반기 통합 기아 앱(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