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소행성 '베누'에 물·탄소 풍부...생명체 기원 비밀 풀 단서" [우주로 간다]

향후 2년간 베누 샘플 정밀 분석...소행성 형성과 진화 방법 연구

과학입력 :2023/10/12 10:04    수정: 2023/10/12 10:57

소행성 '베누(Bennu)'에 생명체 탄생의 비밀을 풀 수 있는 물과 탄소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11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존슨우주센터에서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가 베누로부터 채취해 지구에 보낸 샘플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스페이스닷컴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NASA가 오시리스-렉스의 소행성 토양 샘플 수집기의 모습을 공개했다. 가운데 베누에서 채취한 샘플이 보인다. (사진=NASA)

빌 넬슨 NASA 국장은 성명을 통해 “오시리스-렉스 샘플은 지금까지 지구에 전달된 소행성 샘플 중 가장 탄소가 풍부했다”며 “이 물질은 과학자들이 다음 세대를 위해 지구 생명체의 기원을 조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첫 번째 분석 결과, 점토 광물 속에 물이 상당히 많이 함유돼 있다"면서 "물과 유기 분자 모두에 탄소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시리스-렉스는 2016년 지구에서 발사돼 2018년 8월 베누 주변 궤도에 도착했고 2020년 10월 20일 베누에서 약 250g의 흙과 자갈을 수집했다. 이후 베누를 떠나 지난 달 지구로 온 후 샘플을 넘겨줬다.

NASA 존슨우주센터에서 베누 샘플을 조사하는 모습 (사진=NASA/제임스 블레어)

2주 간 과학자들은 베누의 토양 샘플을 분석해 토양 시료에 탄소와 물이 풍부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NASA는 조사 결과와 함께 소행성 토양 샘플 수집기의 모습도 공개했다.

오시리스-렉스의 수석 과학자인 미 애리조나대학 단테 로레타 교수는 "소행성 베누의 먼지와 암석 속에 보존된 고대 비밀을 들여다보면서 태양계의 기원에 대한 심오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타임캡슐을 열고 있다”며 “탄소가 풍부한 물질과 물을 함유한 점토 광물이 존재하는 것은 우주라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NASA는 향후 2년간 베누의 샘플을 정밀 분석해 소행성이 어떻게 형성되고 진화했는지 밝혀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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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9년 지구에 접근할 예정인 소행성 아포피스의 경로를 보여주는 사진 (사진=NASA/JPL-칼텍)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의 우주 여행은 끝나지 않았다. 베누의 샘플 캡슐은 지구로 돌아왔지만 탐사선은 아포피스(Apophis)라는 또 다른 소행성을 향해 계속 항해 중이다. 오시리스-렉스는 2029년 아포피스에 도착할 예정이다.

2004년 6월에 발견된 지름 약 340m로 추정되는 아포피스는 한때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후 추적 조사를 통해 지구에 가까이 접근만 하고 충돌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