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량 30위 의료기관 중 15개소 수사 의뢰…백종헌 의원 “제도개선 필요”
식욕억제제 열풍이 거센 가운데 마약류 식욕억제제 오남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백종헌 의원(국민의힘, 부산 금정구)이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서 받은 마약류 식욕억제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시스템 구축 후 지난 5년간 처방건수 3천32만건, 처방량은 12억5천697만개로 나타났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제18조 및 제21조)에 따라 허가된 향정신성의약품 식욕억제제는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암페프라몬), 마진돌 성분이 있다.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진료과별 처방건수를 살펴보면, 일반의 1천648만건, 내과 450만건, 정신건강의학과 259만건 순이었다. 처방량으로는 일반의 6억8천455만정, 내과 1억9천418만정, 산부인과 9천375만정이었다.
같은 기간 의료기관 종별 처방 현황을 보면 처방의 96.9%(12억1910만1천198건)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식욕억제제 처방량 상위 30개 의료기관 중 수사의뢰를 받은 곳이 15개소로 나타났다. 대구 달서구 소재 의료기관의 경우 3만1803명에게 22만1천500건을 처방해 1186만5천423개의 식욕억제제가 처방돼 수사 의뢰됐다.
오남용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기준 식욕억제제 처방량 상위 50명을 분석한 결과, 1인이 6천678정이 넘게 처방받는 등 마약류 식욕억제제 오남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작용 보고사례도 5년간 1천282건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50위를 차지한 40대 여성의 경우 5개 의료기관에서 3천763개(처방 27건)를 처방받았고, 30대 남성의 경우 14개 의료기관에서 6천678개(처방 106건)를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처방량 4위를 차지한 30대 여성은 1개 의료기관에서 12건을 처방받아 5천880개의 식욕억제제를 조제 받았다. 처방전 1건으로 식욕억제제 490개를 처방받았다는 것인데 상식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백종헌 의원은 ‘1일 1회, 4주 이내’라는 마약류 식욕억제제의 일반적 복용법인 점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수치라며, 식약처는 71건에 대해 수사의뢰를 진행했지만 54건(76%)에 대해 결과도 모르는 상태로 드러나 부실한 마약류 관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지적했다.
이어 “마약류 식욕억제제는 오남용 위험이 크고 의존성과 중독성 등 각종 부작용 위험이 있는 만큼 식약처에서 제대로 된 대책과 관리 등 식욕억제제 등 의료용 마약류에 대해 전면적으로 검토하고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