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독립 부처들이 한 개 사업을 같이 수행할 수 있을까요? 사업자간 동업은 각 주체가 개성이 강하면 협업이 잘 안됩니다. 독립 부처간 협업 사업도 그렇습니다. 성공이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참여하고 있는 'AI 융합 불법복제품 판독시스템 구축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ICT 공공기관인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원장 허성욱)과 사단법인 무역 관련 지식재산권 보호협회(TIPA), 관세청, 지자체(대전광역시)가 참여하는 성공적 공공기관 협업 모델입니다."
'AI융합 불법보제품 판독시스템 구축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이효승 네오와인 대표는 9일 지디넷코리아와 인터부에서 이 같이 밝혔다. 네오와인은 시스템반도체 설계만 20년 이상(2002년 6월 설립)해 온 이 분야 전문기업이다. 이 회사가 만든 복제방지 반도체는 중국 등에 1억2000개 이상이 수출됐고, 약 8000개 제품에 탑재됐다. 팹리스 전문 기업임에도 AI 모델을 잘 만드는 회사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초거대 AI모델을 선보인 AI강국이다. 세계 AI 경쟁력도 상위권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중국, 영국, 캐나다, 이스라엘, 싱가포르에 이어 7위를 기록했다. 우리 뒤에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가 있다.
이 대표는 "향후 수십년간 AI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인구절벽에 따른 노동력 감소 문제는 AI 등 디지털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면서 "이는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선진국들의 공통 문제"라고 진단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16년 3월 이세돌 바둑 9단과 구글 AI간 바둑 대결 이래 AI 산업 육성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AI 산업 불모지에서 정부 투자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SW)업계와 반도체 업계, 각종 출연연구소(출연연)가 노력, 세계 7위 수준 인공지능 경쟁력을 보유하게 됐다.
네오와인이 참여하고 있는 'AI 융합 불법복제품 판독시스템 구축사업'은 국내 AI경쟁력 향상에 한층 힘을 보탤 전망이다. 과제 기획은 2020년 7월 시작됐으며 올해가 4년차다. NIPA 와 TIPA, 관세청, 대전광역시 등이 참여하고 있다. 국가 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 사단법인, 기업 다수가 참여한 협업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기업에서는 네오와인을 비롯해 딥노이드, 스트라티오, 케이씨넷, 비타소프트 등 5개 기업이 컨소시엄을 이뤄 협업과 경쟁을 통해 데이터 생성, 모델구축, 서버, 앱을 만들었고 수요처인 관세청에서 직접 불법복제 검출 능력을 테스트했다.
이효승 대표는 "AI 융합 불법 복제품 판독시스템이 활용되면 연간 수만건에 달하는 지식재산권침해를 줄일 수 있어 국내 산업 보호와 위조 상품에 따른 안전사고 예방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불법품 복제 검출 능력 테스트에서 네오와인은 높은 수준의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팹리스 반도체 기업이 만든 AI 모델은 어떤 수준일까?라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는데 높은 점수로 보답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네오와인은 쿠노소프트, 티엔에스랩(TSN랩), 가천대학교 등 기업과 대학교와 협력해 AI 모델 구축을 했다. 이를 위해 여러 논문을 보고 기존 오픈소스를 연구하며 데이터를 모아 모델을 시험하고 테스트했다. 이 대표는 "소프트웨어(SW) 기술이 일천한 네오와인이 쟁쟁한 인공지능 전문기업 수준의 모델을 만들게 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며 "인공지능의 NPU 설계 바닥부터 최상위 AI 논문분석까지 두루 깊게 경험을 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산업은 분야가 매우 넓다. 근저에는 신경망처리반도체(NPU)와 그래픽처리반도체(GPU) 같은 하드웨어가 있고, 이 위에 데이처 처리를 담당하는 반도체인 중앙처리반도체와 운용체계(OS), 그리고 파이토치(Pytorch)등 AI 플랫폼과 AI 모델, 딥러닝(Deep learning), 빅데이터(Big Data)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있다.
네오와인은 NPU 지식재산(IP)을 베릴로그(Verilog)로 개발하고 이를 구동하는데 필요한 각종 인공지능 컴파일러와 펌웨어 및 응용프로그램을 만들어 주목을 받아왔는데 이번에 추가로 'AI 융합 불법복제품 판독시스템 구축사업'을 통해 빅데이터 수집 과 튜닝, 딥 러닝 경험도 쌓았다.
이 대표는 "보통 인공지능 회사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한 분야에만 집중하는데 우리처럼 데이터부터 NPU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회사는 테슬라나 엔비디아 수준의 글로벌 회사 말고는 드물다"면서 "지난 30여년간 새로운 기술에 도전하고 끊임없이 제품을 만들어온 기술력으로 'AI 융합 불법복제품 판독시스템 구축사업'에 참여해 큰 성과를 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에 도전할 수 있게 발판을 마련해준 'AI 융합 불법복제품 판독시스템 구축사업'은 참여기업이 AI모델 제작 소프트웨어부터 반도체(NPU) 기초까지 경험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한 사업"이라고 짚었다.
정부기관간 협업이 작동하며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까지 전체를 융합한 과제인 이 사업은 오는 12월 만료된다. 이 대표는 "AI 융합 불법복제품 판독시스템 구축사업에 힘입어 한국의 인공지능 경쟁력이 한단계 더 높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