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린 카리코 펜실베니아대학 교수 겸 바이오엔테크 수석 부사장은 학계의 회의적 시각 속에서도 20년 이상 mRNA 연구에 매진한 집념의 과학자이다.
그는 1955년 헝가리에서 태어나 mRNA를 활용한 백신 및 의약품 개발을 위한 기초 기술을 개발했다. 하지만 연구 지원금이 끊겨 연구를 이어가기 어렵게 되자 1985년 1천 달러를 딸의 곰 인형 속에 숨겨 미국으로 떠났다.
하지만 불안정한 RNA를 활용하는 그의 연구는 번번히 벽에 부딪혔고, mRNA 기반으로 AIDS 백신 등을 만들겠다는 그의 비전은 실현 가능성과 시장성을 끊임없이 의심받았다. 그는 미국 학계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 하고 줄곧 비정규직을 전전하면서 연구를 이어갔다. 1995년에는 암에 걸리는 시련을 맞았다.
포기하지 않고 연구를 계속하던 그의 연구는 1998년 드류 와이즈먼 펜실베니아대 교수와 만나며 실마리를 찾는다. 공동연구를 통해 2005년 mRNA 치료제의 염증 반응을 없애는 기술을 개발했고, 2008년 염기 수정 방식의 mRNA 처리 기술을 공개한다. 2011년 바이오엔테크가 그의 기술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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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코 교수가 기반을 놓은 mRNA 기술은 이후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인류를 덮쳤을 때 빠르게 백신을 만들 수 있는 기초 기술이 되었다. 미증유의 위기에 대한 대책이 생각지 못한 곳에서 나온 것이다.
우준희 한국관광대학 노인전문병원 병원장(전 COVID-19특별위원회 위원장)은 "mRNA는 결과가 잘 안 나와 학계의 변방에 있는 주제였는데, 카리코 교수가 이를 평생 연구해 왔다는 점이 놀랍다"라며 "우리도 연구 지원에 있어 선택과 집중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다양한 바이러스와 생명체에 대한 연구에 폭넓게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