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0억 달러(약 92조원) 규모에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추진해 온 마이크로소프트(MS)가 마지막 관문을 곧 넘을 전망이다.
영국 경쟁시장국(CMA)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계획 수정안을 승인할 의향을 내비쳤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두 회사는 지난 해 1월 합병 계획을 발표한 이후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오케이 사인'을 받았다. 미국에서도 법정 공방에서 승리하면서 한 시름 덜었다.
하지만 영국 CMA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리자드 인수에 반대해 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손에 넣을 경우 클라우드 게임 시장의 경쟁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 주된 반대 이유였다.
그러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영국 규제 당국을 설득하기 위해 지난 달 클라우드 게임 판권을 넘기는 것을 골자로 하는 수정안을 제출했다.
수정안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밍 권한을 15년 동안 프랑스 게임회사 유비소프트에 넘기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정 계획안을 받아든 영국 CMA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 경쟁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영국 CMA는 오는 10월 6일까지 마이크로소프트의 제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 작년 1월 합병 합의…EU 등 주요시장에선 이미 승인받아
마이크로소프트와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지난 해 1월 합병에 합의했다. 매입금액은 690억 달러(약 82조 원)로 미국 IT 역사상 최대 인수 합병(M&A) 기록을 세웠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16년 델이 EMC를 인수할 때 지급했던 670억 달러였다.
게임 시장의 두 강자가 전격 합병하면서 세계 각국 규제 기관들이 독점금지법 위반 여부에 대한 심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콜오브듀티’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등으로 콘솔, PC 게임 분야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규제기관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블리자드를 인수하게 되면 클라우드 게임 시장 경쟁 방해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 EU와 중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승인을 받으면서 합병 작업에 탄력이 붙었다. 미국에서는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정 공방에서 승리하면서 큰 힘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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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국가 규제 기관의 이런 행보와 달리 영국은 마지막까지 합병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그러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영국 CMA를 설득하기 위해 클라우드 게임 권리 포기를 골자로 하는 수정안을 제출했다. 결국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면서 초거대 IT 기업간 합병 성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