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쿠폰 30만장…"연휴 전날에야 사용 가능"

이달 27일에야 쓸 수 있어…"기대만큼의 내수 회복 힘들 것"

생활입력 :2023/09/23 08:38

온라인이슈팀

"이번 추석 연휴가 어느 때보다 길어 2주 전에 부모님과 갈 호텔을 이미 예약했어요. 정부의 숙박쿠폰 지급은 최근 알았습니다. 혜택을 받지 못해 아쉽지만 27일에 괜찮은 숙소가 남아 있을지 의문이 드네요." (20대 직장인 김모씨)

정부가 엿새에 달하는 긴 추석 연휴를 맞아 각종 내수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정책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2023.1.4/뉴스1 © News1

특히 숙박 시설에 쓸 수 있는 할인쿠폰을 대폭 확대 지급하는데 정작 예약은 연휴 바로 전날에야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추석 연휴 기간 숙박쿠폰 30만장을 배포할 계획이다.

당초 정부는 올해 숙박쿠폰 10만장을 지급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3월 내수 활성화 차원에서 이를 100만장으로 대폭 확대했다.

현재까지 약 70만장 가까이 소진됐으며, 남은 30만장에 신규 30만장을 추가 지원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도착장이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3.5.28/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숙박쿠폰이란 5만원 이상인 숙박시설 이용 시 온라인여행사 채널 등을 통해 3만원을 할인해 주는 쿠폰이다.

이번 행사에도 44개 온라인여행사(OTA)와 호텔·콘도·모텔·민박 등 3만여개의 숙박시설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시점이다. 이번에 배포되는 숙박쿠폰은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연휴 전날인 27일에 이르러서야 여행 동안 머무를 숙박시설을 확정할 수 있는 셈이다.

통상 여행객들이 일정 기간 여유를 두고 숙박시설을 예약하는 점을 고려하면 정책  효과가 그만큼 떨어질 수 있단 의미다.

다만 정부는 10월2일이 최근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만큼 정책 시행을 위한 물리적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통상 숙박쿠폰은 연휴 보름 정도 전부터 쓸 수 있도록 했었다"며 "이번에는 성인 인증 및 플랫폼 참여자 모집 등의 준비 절차에 시간이 걸려 늦어진 점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연휴 기간 국내가 아닌 해외여행 수요가 늘고 있는 점, 고물가에 국민들의 지갑 사정이 넉넉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 내수 회복이 정부 기대를 하회할 뿐 아니라 우리경제의 반등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단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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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예전과 똑같이 밥 한 끼를 사 먹는다고 해서 소비가 이전보다 늘었다고 말하긴 어렵다"며 "물가 부담에 실질 소득이 감소한 상황이라 (내수가) 원하는 만큼 충분히 늘어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