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사들의 잇따른 신청으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가 이뤄질지 주목받는 가운데, 상품 출시와 함께 비트코인의 실질적인 수요 확대가 동반돼야 가상자산 시장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ETF 시장이 현재 약 10조 달러 규모에 상품 1만1천여개가 상장될 정도로 성장했다고 짚었다. 인공지능(AI), 로봇, 반도체 등 다양한 테마 ETF 자금이 순유입되면서 외연이 확대되고 상품이 다양화됐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첫 상품이 상장된 뒤 연 33%의 성장을 이룬 상황이다.
미국 비트코인 ETF 시장은 선물 상품 중심으로 상장돼 있다. 지난 2021년 10월 비트코인 선물 ETF '프로셰어스 비트코인 스트레티지(BITO)'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고, 2배 레버리지 및 하락에 베팅하는 숏 상품도 상장돼 있다.
현물 ETF와 달리 비트코인 선물 ETF가 출시된 배경으로 보고서는 지난 2017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상품을 승인한 상태였고, 현물 대비 가격 조작과 변동성 우려 등이 낮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현물 ETF는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계속 출시를 거부해왔다.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기대감이 커진 것은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의 신청과 더불어, SEC의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 거부가 부당하다는 판결이 지난달 29일 나왔기 때문이다. 판결에 따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해당 상품을 재검토해야 한다.
SEC는 신청된 상품에 대해 최장 240일 내로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최종 승인 기한이 가장 빠른 비트코인 현물 ETF는 아크인베스트의 '아크21 셰어스 비트코인 ETF'로 내년 1월10일이다. 보고서는 통상적으로 SEC는 주어진 240일을 최대한 활용해왔다고 했다. 아크인베스트의 상품 신청이 거부될 경우, SEC의 검토 기한을 고려하면 내년 3월쯤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금융사들의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가 가상자산의 정당성과 지속가능성의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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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TF 시장에서 미국은 7조 달러 규모를 기록하고 있어 약 70% 수준의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블랙록 한 곳의 분기별 ETF 자금 유입도 올 1분기 220억 달러(약 28조원) 수준으로, 기관투자자의 자금 유입이 막대할 것이란 관측이다. 비트코인 자체에 대한 신뢰도도 증가하고, 더 많은 전통금융기관이 상품을 출시하게 될 것으로 봤다. 그 과정에서 가상자산 전반의 모니터링 및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이 나타나며 투자자 보호 토대가 한층 성숙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이후 실질적 수요 확대가 동반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 ETF의 경우 2003년 상품 출시 이후 유동성이 풍부하게 공급될 수 있었지만, 구리 ETF는 원자재 시장 수요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더욱 크게 나타났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