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팻 겔싱어 CEO 취임 이후인 2021년 '향후 4년 동안 5개 공정을 실현해 기술력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목표 첫 단계인 인텔 7 공정은 12·13세대 코어 프로세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사파이어래피즈) 생산에 쓰인다.
5개 공정 중 2단계에 해당하는 인텔 4 공정은 극자외선(EUV)을 도입해 설계 복잡성을 줄이는 한편 전력 효율 향상을 목표로 했다. 이를 활용한 첫 제품이 바로 코어 울트라(메테오레이크) 프로세서이며 오는 12월 중순 공급을 위해 지난 8월부터 대량 생산에 들어갔다.
지난 8월 중순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진행된 사전 브리핑에서 윌리엄 그림(William Grimm) 인텔 로직 기술 및 개발 제품 엔지니어링 디렉터는 "인텔 4 공정은 EUV 도입, 복잡성 해소, 다이 면적 최소화 등 여러 면에서 의미 있고 중요한 첫 걸음"이라고 설명했다.
■ "10나노 당시 발목 잡던 복잡성, EUV로 해소"
팻 겔싱어 인텔 CEO는 2021년 3월 "과거 인텔이 10·7나노급 공정 로드맵을 설계할 때만 해도 EUV 공정은 성숙하지 못했다. 따라서 당시에는 EUV를 쓸 수 없었고 이에 따라 복잡성이 늘어났고 10나노급 공정도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텔은 2018년 10나노급 공정에서 소량 생산한 프로세서인 '캐논레이크'(코어 i3-8121U)를 레노버 등에 공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성능은 8세대 코어 프로세서보다 더 떨어졌다.
인텔이 충분한 성능을 내는 10나노급 프로세서를 출시한 것은 2019년 10월 모바일(노트북)용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아이스레이크)가 처음이다.
윌리엄 그림 디렉터는 "과거 10나노 공정 개발 과정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복잡성을 제어하느냐, 못 하느냐가 문제였다. 과거에는 복잡성에 발목을 잡혔지만 EUV를 활용한 인텔 4 공정에서는 우리가 복잡성을 제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 트랜지스터 구성 선폭 단축·더미 게이트 제거로 미세화 달성
인텔 4 공정의 개발 목표는 공정 미세화를 통해 같은 성능을 내는 반도체 다이를 더 작은 부피로 만드는 것이었다.
윌리엄 그림 디렉터는 "인텔 4용 고성능 반도체 라이브러리는 트랜지스터를 구성하는 선폭을 최대 40% 단축해 전력 소모를 줄였고 전하를 제어하는 핀을 4개에서 3개로 줄였다. 불필요한 더미 게이트도 제거한 결과 면적을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다이에 전력과 각종 신호를 전달하는 인터커넥트도 개선됐다. 윌리엄 그림 디렉터는 "인텔 7 공정에서는 구리 합금을 썼지만 인텔 4는 탄탈륨과 코발트, 구리를 이용해 전도성을 높이면서 전기적 성능도 강화했다. 이는 인텔 3-인텔 20A 등 향후 공정에서 더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 "메테오레이크 최초 수율, 지난 10년간 최고 수준"
인텔 4 공정의 복잡성을 줄인 일등 공신은 EUV 식각이다. 윌리엄 그림 디렉터는 "인텔 7 공정 대비 인텔 4 공정은 식각에 필요한 마스크 장수를 최대 20% 가까이 줄였다. 이는 자연히 수율(yield)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100제곱밀리미터 당 수율로 계산하자면 메테오레이크의 최초 수율은 2020년 하반기 11세대 코어 프로세서(타이거레이크), 2015년 6세대 코어 프로세서(스카이레이크) 보다 더 높으며 지난 10년간 최고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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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부터 '슈퍼MIM 캐패시터'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평소 공급되는 전류를 담아 두었다 터보부스트 등 프로세서 소비 전력이 늘어날 때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완충재 역할을 한다.
인텔 4 공정에서는 담아둘 수 있는 전류량이 2020년 대비 2.5배 이상 늘었다. 윌리엄 그림 디렉터는 "슈퍼MIM 캐패시터의 용량은 내년 상용화될 인텔 3 공정과 인텔 20A 공정을 거치며 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