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넥스틴이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최첨단 반도체 공정 분야를 집중 공략하기로 했다. EUV(극자외선), HBM(고대역폭메모리) 각 공정에 필요한 장비 2종을 개발해 올 하반기 주요 고객사와의 테스트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박태훈 넥스틴 대표는 최근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넥스틴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넥스틴의 EUV, HBM용 신규 장비는 모두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장비"라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에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넥스틴은 웨이퍼 상의 패턴 결함, 이물질 등을 검출하는 광학 검사장비 전문업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과 다수의 중화권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최첨단 공정 분야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넥스틴이 상용화를 추진 중인 신규 장비로는 EUV용 장비인 '레스큐'와 HBM용 장비인 '크로키' 등이 있다.
레스큐는 웨이퍼 상의 미세 정전기를 제거하는 장비다. EUV의 주 적용처인 7나노미터(nm) 이하 공정에서는 반도체 회로 위에 정전기가 남아있을 경우 수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넥스틴은 지난해 중순 국내 유일의 웨이퍼 정전기 제거 기술을 보유한 자이시스를 인수하고, 레스큐 장비를 개발해왔다.
박 대표는 "레스큐는 4분기 중으로 주요 고객사의 양산 라인에서 약 1년간 데모 테스트를 거칠 예정"이라며 "로직 반도체 공정에서 정전기 제거 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해당 시장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로키는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해 만든 HBM의 불량 여부를 검사하는 장비다. 해당 장비는 고객사와의 데모 테스트를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 공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HBM은 제조 과정에서 웨이퍼가 틀어지게 되는데, 칩이 수평으로 잘 놓여 있다는 가정을 두고 검사하는 기존 장비로는 계측이 힘들다"며 "크로키는 2D로 검사하기 때문에 웨이퍼가 틀어져 있어도 검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지스' 등 기존 검사장비 분야에서도 꾸준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기준 중화권 매출 비중을 크게 확대했으며, CXMT(창신메모리)를 신규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북미 반도체 기업과도 이지스 장비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논의하고 있다.
박 대표는 "주요 고객사의 투자 축소 및 지연으로 반도체 장비 시장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힘든 시기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넥스틴은 기존 사업에서 경쟁사 점유율을 계속 뺏어오면서 영향을 최소화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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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넥스틴은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60억원, 영업이익 16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0.5% 감소했다.
남궁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올해 넥스틴의 연 매출은 전년 대비 6% 줄어든 1천84억원을 기록하겠으나, 내년 매출은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한 1천569억원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