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아마존 ‘검은 흙’…"나무·풀 2~6배 성장 도움"

상파울루 대학 연구팀 "생태계 회복 프로젝트 신속화에 도움될 가능성 있어"

과학입력 :2023/09/17 13:44    수정: 2023/09/17 23:56

아마존 강 유역 일부 지역에 있는 검고 풍부한 토양이 나무나 풀의 성장을 더욱 빠르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프론티어스·유레크얼러트·기가진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 강 유역 일부 지역에는 인디언들이 만든 '테라 프레타'(Terra preta)라 불리는 검고 영양이 풍부한 토양이 있다. 이 토양은 천연적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기원전 450년부터 기원후 950년까지 원주민들이 만든 인공적인 토양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주민은 조리나 쓰레기 소각에 사용한 목탄, 동물 뼈, 도기의 파편, 퇴비 등을 몇 세대에 걸쳐 퇴적시켜 영양소와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을 만들었다.

브라질 상파울루 대학교 농업 원자력 센터 소속 대학원생 루이스 펠리페 자카토와 그의 연구팀은 '테라 프레타를 포함한 토양이 목초지로 사용된 후 삼림이 회복된 상황'을 재현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숲 자료 이미지(제공=이미지투데이)

우선 연구팀은 브라질의 아마조나스 주에서 채취한 테라 프레타를 준비하고, 대조군의 흙으로 상파울루 주 농업 학교에 있는 흙을 준비했다. 그리고 4리터의 포트를 36개 준비해 대조군의 흙만 사용한 포트, 80%가 대조군의 흙이고 20%가 테라 프레타인 포트, 100% 테라 프레타인 포트를 12개씩 만들었다.

이들 포트를 현대보다 지구 온난화가 진행된 환경을 모방한 '섭씨 34도의 온실 내'에 두고 우선은 브라질에서 일반적인 목초인 '파리세 도그라스' 씨앗을 심었다. 파리세 도그라스는 60일 동안 화분 속에서 자란 뒤에 뿌리만 남기고 잘라내고 거기에 ‘암바이 펌프우드’, ‘이비라 피타’, ‘세도레라 핏시리스’ 등 삼림을 구성하는 수목의 씨앗을 심고 또 90일 동안 길렀다.

목초 파종 후 60일, 나무 파종 후 90일에 뿌리 길이 및 건조 질량, 성장 정도 등이 측정됐으며 실험 과정에서 토양에 포함된 유기물과 미네랄 등 영양분, 토양 내 미생물의 다양성 등도 측정됐다. 실험 개시 시점에서는 예상대로 테라 프레타가 많은 포트일수록 영양분이 풍부했다. 식물을 기른 후에는 모든 포트의 영양분이 식물의 성장에 사용돼 감소했지만, 역시 테라 프레타가 많은 포트에 더 풍부한 영양분이 남아 있었다. 또 실험 전체를 통해 테라 프레타를 20% 또는 100% 포함한 포트에서는 세균과 고세균 생물 다양성이 높았다.

토양에 포함된 테라 프레타의 양은 목초와 식물의 성장에도 큰 영향을 줬다. 목초의 건조 질량은 대상 토양과 비교해 테라 프레타 20%인 포트에서 3.4배, 테라 프레타 100%인 포트에서 8.1배로 증가했다. 또 이비라 피타와 세도레라 핏시리스는 테라 프레타가 포함된 포트에서 키우면 대상 토양보다 2.1~6.3배나 높은 성장을 보였다. 암바이 펌프우드는 100% 테라 프레타인 포트에서만 더 잘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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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실험 결과에서 연구팀은 테라 프레타가 식물의 성장을 촉진한다고 결론지었다.

자가토 씨는 “우리는 유익한 미생물과 고세균의 미생물 군, 그리고 높은 수준의 영양소를 포함한 테라 프레타를 사용하는 것으로 목초와 나무의 성장이 촉진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즉, 테라 프레타를 아주 풍부한 토양에 있는 '성분'에 대한 지식을 응용하면 생태계 회복 프로젝트의 신속화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