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중·저가 시장에서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장할 예정이다. 이미 경쟁이 가속화된 LFP(리튬·인산·철)배터리에서 눈을 돌려 LMFP(리튬·인산·망간·철)로 승부수를 취할 공산이 커졌다.
지난 14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된 'KABC 2023'(Korea Advanced Battery Conference 2023)에 연사로 나선 고주영 삼성SDI 부사장은 "당사가 LFP 배터리에 진입하기에는 사실상 늦었다고 판단되는 만큼, LMFP 등 신제품을 준비해 대응할 것"이라면서 "NMX, LMFP와 함께 범용부터 기존 고가형 시장까지 아우르는 게 목표"라고 전략을 소개했다.
LMFP배터리는 LFP배터리에서 망간을 더한 개념이다. 에너지밀도가 LFP배터리 대비 1.2배 가량 높다. 따라서 주행거리 측면에서 LFP배터리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또한 니켈이나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도 높고 화재위험성도 낮다는 것이 장점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SDI는 과열된 LFP배터리 시장에 진입하는 대신 이같은 차별화된 전략을 취한다는 구상이다. 고부가가치 배터리 시장 공략이라는 기존 전략을 유지하면서 LMFP와 NMX(코발트 프리)배터리로 중저가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당초 LFP배터리는 중국 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져왔다. 완성차 업계가 가격 경쟁력이 높은 LFP배터리 채택을 늘리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도 이미 개발을 공언했다. 하지만 중국의 CATL이나 비야디(BYD)의 기술력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냐는 우려는 지속 제기돼 온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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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SDI는 중국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LFP배터리보다 LMFP배터리로 돌파구를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지난 5일 독일 뮌헨서 개막한 'IAA 모빌리티 2023'에서 NMX·LMFP계열 배터리를 선보이며 배터리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공언한 상황이다.
다만 삼성SDI가 LFP배터리를 사업군에서 제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중저가 시장에서 NMX·LMFP를 주력 배터리로 키우되 LFP배터리도 포트폴리오 다각화 관점에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3월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향후 사업의 다양성, 고객의 다양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LFP 배터리에 대해서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