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완성차 업체와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자 기존 전통 완성차 업체들이 전략 재검토에 나섰다. 공격적인 전기차 투자에 나섰던 글로벌 주요 업체인 폭스바겐과 포드, 토요타 등은 전기차 전환으로 홀대받는 내연기관 차 생산을 늘려 수익성을 최대한 끌어올릴 계획인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업계와 다수 외신에 따르면 폭스바겐과 포드는 각각 전기차 생산공장 인력을 감축하고, 하이브리드차 생산량을 늘릴 방침이다.
폭스바겐은 독일 동부 도시 츠비카우에 있는 전용 전기차 생산 공장 직원수 감축에 나섰다. 로이터는 독일 매체 dpa통신의 보도를 인용하며 폭스바겐이 기간제 직원들의 계약이 만료되도록 해 직원 수를 줄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츠비카우에 있는 이 공장은 폭스바겐 그룹 내 3개 브랜드 6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 재직하고 있는 직원은 약 1만700명인데 이 중 2천명 이상이 기간제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dpa통신은 설명했다.
폭스바겐은 츠비카우 공장을 설립할 당시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것에 맞춰 2018년 전기차 공장 전환에 12억 유로(1조 7천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유럽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고 테슬라와 중국 전기차 업체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위기에 직면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미국의 유서 깊은 완성차 업체인 포드도 전기차 전환에 제동을 걸었다. 포드는 내년 픽업트럭인 F-150 하이브리드 생산량을 두배로 늘릴 계획이다. 포드가 이 같은 결정을 한 이유는 전기차 구매에 소극적인 트럭 구매자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풀이된다.
실제로 전기차 판매량은 중국 기업들이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다. SNE리서치가 조사한 올 1월부터 7월까지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을 보면 10위권 안에 4개 업체가 포진해 있다. 이들 기업은 성장률도 가장 높다.
테슬라와 중국업체가 시장을 장악하자 순위권 밖인 포드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 S&P 글로벌 모빌리티에 따르면 하이브리드차는 2028년 미국 신차 판매의 2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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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성장률에 포드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픽업트럭을 내는 토요타도 같은 전략을 취할 것으로 분석된다. 각 사 미국 판매량에 따르면 토요타는 대형 픽업트럭 툰드라를 지난 6월 30일까지 5만9천735대를 판매했는데, 이중 약 24%가 하이브리드차였다. 포드도 같은 기간 약 6배 많은 차를 판매했다.
업계는 이 같은 전략을 택하는 이유로 전기차 보급이 불가능한 지역 등을 공략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탈탄소라고하는 디카보나이제이션을 하려면 일단 탄소화를 해야하는데 아직 이런 게 안 된 국가들도 많다”며 “완성차 업체도 전기차로만 가는 것이 아닌 내연기관차도 아직은 함께 유지하는 전략을 택하는 흐름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