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경력직 채용 말고 '구독'하세요"

[인터뷰] 황현태 디오 대표 "구독형 채용으로 스타트업 인력난 해결할 것"

컴퓨팅입력 :2023/09/10 14:17    수정: 2023/09/12 23:36

"스타트업은 여전히 인력난을 겪고 있습니다. 경력직 실무자가 필요해도 채용하지 못합니다. 몸값이 너무 높아서죠. '디오'는 이런 스타트업에 경력직 실무자를 연결해 줍니다. 고용 아닌 구독 형태로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 인력난을 줄이고, 고용 유연성을 올릴 수 있습니다."

황현태 디오 대표는 최근 본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경력직 실무자를 스타트업에 구독형 채용으로 제공하는 플랫폼 디오를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디오는 스타트업에 경력직 실무자를 연결해 주는 플랫폼이다. 퓨처플레이가 지난해 디오를 설립하고 만들었다. 주로 대기업에 근무하는 시니어급 IT 개발자나 마케터, 디자이너를 스타트업에 매칭해 준다. 계약은 월 단위로 이뤄지는 구독형이다. 마치 넷플릭스 구독자가 매월 결제하는 식이다.

"디오, 경력자 자체검증…전체 95%가 현직자"

황현태 디오 대표는 스타트업이 여전히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소규모 기업은 신입 직원을 쉽게 고용할 수 있지만 경력직 채용을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경력 많은 실무자가 굳이 작은 기업으로 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황현태 디오 대표는 스타트업 인력난이 여전하다며 '디오'를 통해 해소하려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디오)

스타트업이 경력직을 고용하려면 연봉을 높게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그럴 여력이 없다. 그는 "스타트업에 경력직 실무자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고용 형태가 필요하다 생각했다"며 "디오를 통해 이를 해결하려 나섰다"고 말했다.

디오는 스타트업에 전문 개발자를 정규직 아닌 구독형으로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주로 IT 분야 경력자를 제공한다. 황현태 대표는 스타트업에 해당 직원을 2-3일 만에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스타트업이 원하는 직군, 조건, 선호도를 제시하면 디오는 이와 가장 가까운 경력자를 매칭해준다. (사진=디오)

스타트업이 원하는 직군을 제시하면, 디오는 관련 실무자를 매칭한다. 이때 디오는 여러 조건을 따진다. 해당 기업이 원하는 업무를 실무자가 경험해 봤는지, 실무자가 원하는 조건을 기업이 맞춰줄 수 있는지 등이다. 이 조건이 맞으면 기업과 실무자를 연결해 준다.

계약이 성사되면, 기업은 해당 직원에게 월 단위로 임금을 지급한다. 현직자가 채용되면 일주일 최대 25시간 업무할 수 있다. 계약 중단은 언제든 가능하다. 급한 일손이 필요할 때 구독을 다시 시작하면 된다.

황현태 대표 설명에 따르면, 현재 스타트업이 가장 많이 찾는 직군은 백엔드, 프론트엔드, 앱 개발자다. 그는 "이는 신입 직원이 가장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 직군"이라며 "경력 실무자를 고용하면 기존보다 개발 시간이나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했다. 황 대표는 "현재 스타트업은 구독형 채용을 최소 6개월에서 18개월 정도 진행한다" "기업 한 곳에서 여러 개발자를 한번에 채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디오에서 활동하는 경력자는 모두 검증받은 사람들이다. 디오가 직접 후보 이력, 경험, 스킬을 검증한다. (사진=디오)

디오에 등록된 경력자는 모두 검증받은 사람들이다. 경력 실무자가 플랫폼을 통해 지원하면, 디오는 후보 이력과 경험, 스킬 중심으로 역량을 검증한다. 황현태 대표는 "현재 디오 플랫폼에서 일하는 경력자 95%가 현직자다"며 "실력 검증이 쉬울 뿐 아니라 현직에서 일하는 사람이 일을 제일 잘해서다"고 했다.

황 대표 설명에 따르면, 디오의 구독형 채용은 일반 프리랜서 개념과 다르다. 보통 프리랜서는 프로젝트 단위로 일한다. 프로젝트를 마치면 기업과 계약도 끝이다. 기업은 애초부터 이를 단기적 목적으로 활용한다.

반면 디오는 구독형이다. 기업은 다른 회사 사람을 마치 자기 직원처럼 월 단위로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중간에 프로젝트가 더 빨리 끝나거나 다른 방향으로 수정돼도 계약을 바로 해지하지 않는다. 기업은 목적에 따라 일을 더 줄 수도 있다.

"'투잡' 법적 문제 없어…이름·소속 공개 안 해도 돼"

황현태 대표는 디오를 통한 부업은 법망 안에서 진행된다고 말했다. (사진=디오)

디오 사용자가 노동법 밖에서 근무를 하지 못하도록 별도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우선 자신의 소속 회사와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는다.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업무시간도 잘 지켜야 한다. 임금도 세후 지급하기 때문에 탈세 우려도 없다.

해당 경력 실무자는 부업 사실을 소속 회사에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채용 과정은 철저히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돼서다. 구독형으로 채용돼도 이름이나 소속 회사를 스타트업에 알릴 필요가 없다.

"디오, 고용 품질·유연성 올릴 것"

황현태 대표는 사후관리도 중요하게 봤다. 경력 실무자는 보통 본업을 마친 후 밤에 업무한다. 스타트업이 이를 일일이 관리할 수 없다. 

황 대표는 "경력자가 구독형으로 채용되면 업무 성과나 품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현재 디오는 실무자 최대 업무시간을 주당 25시간으로 정하는 등 일정한 제한을 뒀다.

직원 관리 플랫폼 화면. 일주일에 최대 25시간 일할 수 있다. 25시간을 쪼개서 여러 스타트업에서 근무할 수 있다. 디오는 해당 플랫폼을 더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디오)

디오는 이를 더 개선하기 위해 직원 관리형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보다 직원 관리를 더 세밀하게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재계약률을 높일 방침이다. 향후 이 플랫폼이 더 원활히 작동하면 계약 단위를 월 단위에서 시간 단위로 쪼개 진행할 계획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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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기업 매칭은 알고리즘을 통해 진행된다. 황현태 대표는 "매칭 알고리즘을 더 세밀히 고도화할 방침"이라며 "스타트업이 요청한 사항을 최대한 만족스럽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현태 대표는 국내 IT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고용 유연성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급 인력을 기업 구석구석에 전파해 고용난을 해소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면서 매칭 알고리즘 강화부터 사후관리까지 철저히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