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유가가 치솟으며 국내 물가 상승 부담 역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전문가들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부담이 결국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는 작년 동월 대비 3.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2.3%를 기록하며 한국은행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에 근접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로 올라선 건 국제유가 상승 영향이 크다.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6월 배럴당 75달러를 기록했지만 ▲7월 80.5달러 ▲8월 86.5달러를 기록하며 가파른 상상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에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가 배럴당 86.87달러를 기록하며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 11월물 브렌트유가 배럴당 90.67달러에 거래되며 90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일일 원유 생산량을 100만 배럴로 규제하는 계획을 당초 9월에서 12월까지 연장하며 향후 국제유가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진 상황이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사우디와 OPEC 플러스가 원유 생산 감축 연장 계획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내년에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07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선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 부담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확대되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흐름을 일부 제약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중국의 경기불안과 미국의 고강도 통화정책이 전망되는 상황에서도 유가 전망치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 부담이 커지면 결국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3.50%)보다 더 올릴 것이란 전망도 있다.
IBK투자증권 정용택 연구원은 “국제유가 가격이 90달러 선을 유지하거나 더 높아질 경우,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 안 좋아지고 가계 부담도 늘어난다”며 “물가도 높아지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강도 역시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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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증권 조용구 연구원은 “국제유가 상승 등 긴축 우려가 점차 커지면,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내년 하반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향후 국제유가 불확실성 해소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유가가 최근에 오르고 있으나 국내 경기에 큰 부담을 줄 정도의 수준은 아직 아니다”라며 “90달러 수준으로 오르면 무역수지, 소비심리, 물가에 영향을 줄 것이나 지금은 경계선 수준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