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용 양성자 교환막 수소연료전지(PEMFC)에 들어가는 백금 촉매를 대체할 저렴하고 성능 좋은 촉매를 찾으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하지만 탐색해야 할 원소 조합과 조성이 방대해 많은 시간과 노력,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소재 개발은 인공지능(AI) 활용 효과가 가장 크리라 기대되는 분야 중 하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은 계산과학연구센터 김동훈·한상수 박사와 물질구조제어연구센터 김종민 박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이혁모 교수 공동연구팀이 새로운 AI 기반 촉매 선별 방법론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순수 백금 촉매보다 더 싸고 성능은 2배 이상 높은 삼원소계 합금(Cu-Au-Pt) 신규 촉매 소재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공동연구팀은 촉매 표면에서 흡착 물질이 결합하는 에너지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해 촉매구조 그래프 합성곱 신경망(SGCNN)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고체 소재의 벌크 물성 예측에 특화된 결정 그래프 합성곱 신경망(CGCNN) 모델을 촉매 소재의 표면 물성 예측이 가능하도록 발전시킨 것이다.
벌크 물성과 표면 물성 예측의 차이는 크다. 촉매의 표면 물성을 빠르고 정확히 예측할 수 있으면 이를 바탕으로 소재의 안정성, 성능, 비용을 모두 충족하는 촉매를 더 효율적으로 선별할 수 있다. 새 방법론으로 연료전지 양극반응 촉매를 개발했을 때, 약 3천 200개의 삼원소계 후보 소재들의 가능성을 단 하루 만에 탐색할 수 있었다. 이는 기존 촉매 물성 예측에 사용되던 밀도범함수이론(DFT)을 이용한 흡착에너지 시뮬레이션 계산법으로는 수년이 소요되던 규모다.
연구진은 약 3천 200개의 후보 소재 가운데 백금 촉매를 능가할 가능성이 있는 10개 촉매에 대한 실험검증을 통해 삼원소계(Cu-Au-Pt) 신규 합금촉매를 개발했다. 이 촉매는 순수 백금 촉매 대비 백금 원소를 37%만 사용하지만, 반응전류밀도는 2배 이상 높게 나왔다. 또 안정성 테스트를 5천회 거친 후에도 성능 열화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KIST 김동훈 박사는 "향후 양질의 흡착에너지 데이터를 지속해서 구축해 더욱 정교한 인공지능 모델링을 수행할 계획"이라며 "이는 촉매 소재 개발의 성공률을 더욱 향상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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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개발된 방법론은 수소 연료전지용 촉매뿐 아니라 수소경제 실현에 필수적인 수전해 기반 수소 생산과 같은 다양한 촉매 반응에도 즉각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소재 및 시스템 최적화를 통해 개발된 촉매의 단가를 더 낮추고, 성능을 높일 계획이다.
이 연구는 삼성전자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SRFC-MA1801-03)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재연구데이터플랫폼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학술지 '어플라이드 캐털리시트 B: 엔바이런먼털(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al)'에 최근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Machine learning filters out efficient electrocatalysts in the massive ternary alloy space for fuel cells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