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차전지 업체간 핵심 원자재 니켈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치열하다. 중국 중심의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자원자족을 이루겠다는 이유다. 다만 현재 국내 기업들이 니켈 공급을 타진 중인 동남아시아에서 조차 중국 기업들의 합작사가 정·제련을 맡고 있다는 건 한계로 지적된다.
니켈은 양극재에 필수적인 원자재로 통상 전구체 혹은 제련 과정 자체를 중국에 의존 중인 실정이다. 미국 IRA 해외우려기관(FEOC)의 세부사항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향후 위험요소를 상쇄하기 위해선 대중국 중심의 공급망을 변화해야 한다는 업계의 오랜 고민이 담겨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이차전지 기업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는 중국에서 눈을 돌려 동남아시아 국가를 니켈 조달국으로 낙점했다. 우선 포스코퓨처엠은 필리핀의 광산 개발·신재생에너지 기업인 MC그룹의 니켈 전문 자회사 NPSI와 합의각서(MOA)를 체결한 상태다.
양사는 니켈 공급망 완비를 위한 합작사(JV)를 필리핀 현지에 설립하고 니켈 혼합물 생산 공장 건설도 추진한다. 특히 포스코퓨처엠이 해외에서 원자재 직접 생산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코프로는 세계 니켈 매장량 1위인 인도네시아에서 니켈을 공급받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QMB의 지분을 9% 인수했고 지난달 QMB로부터 첫 물량 400톤도 공급받았다.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 QMB에서 매년 6천톤에 달하는 니켈을 공급받기로 하며 공급망을 안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중심의 니켈 공급망을 동남아 지역으로 변화했다는 건 고무적이지만 위험요소도 존재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대표적으로 니켈 자체는 동남아에서 채굴하지만 현지 정·제련 기업들이 중국 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실제 에코프로가 니켈을 공급받는 QMB는 중국의 거린메이(GME)가 운영하는 제련소다. 원자재 정·제련에서 오랜 노하우를 쌓아온 중국 기업들이 자국 외에 주요 자원국에서도 이미 공급망을 쥐고 있어 이를 해결할 방안도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도 이같은 공급망 전환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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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비전 공감 2023 : 포스코퓨처엠이 더해갈 세상의 가치' 행사에서 취재진에게 "니켈도 인도네시아에 있는 많은 회사들이 중국과 합작해서 조달하고 있기 때문에 원료로부터 자유롭지 못 한 실정"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또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이기 때문에 IRA 수혜를 받기 위해선 니켈을 국내로 들여와 양극재를 생산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일본의 경우 IRA상 미국과 FTA 미체결국임에도 기체결국과 동등한 지위를 부여받았지만 동남아 국가는 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