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을 중심으로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 콘텐츠들이 점점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짧으면서도 재미있고, 강렬하면서도 유익한 콘텐츠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숏폼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가는 기업이 있다. 바로 숏폼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기업 순이엔티다.
순이엔티는 2019년 국내 틱톡 공식 미디어랩사와 MCN(Multi Channel Networks) 파트너로 선정돼, 미디어랩사로서 총 7천건의 광고집행을 진행했다. 또 시아지우, 창하, 리나 등 1천만 팔로워 크리에이터만 27명을 보유하고 있다.
박창우 대표, 공연 기획 강점 살려 숏폼 콘텐츠 시장 개척
일찍부터 틱톡과 파트너로 일해 온 순이엔티는 공연 기획자 출신인 박창우 대표가 2016년 설립한 회사다. 공연 기획에 있어 오랜 경험과 전문성 덕분에 순이엔티는 프랑스 뮤지컬 레딕스 십계 초연, 부천국제영화제 개/폐막식, 아시아드라마 어워즈, 두바이-kon, 세계항공컨퍼런스 등 크고 작은 공연과 행사를 진행했다.
공연 사업만으로는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2017년, 순이엔티는 국내 진출을 맞아 파트너를 찾던 틱톡과 운 좋게 손을 잡게 됐다. 공연과 이벤트, 방송에서 쌓은 기획력과 연출력, 그리고 댄서를 보유한 순이엔티의 달란트 덕분에 2018년 3월부터 두 회사의 협업이 시작됐다. 틱톡과의 협업, 나아가 2019년부터 시작된 공식 파트너 관계 덕분에 순이엔티는 빠르게 성장했다. 170여 명의 크리에이터를 영입해 매년 300% 이상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6월에는 80억원에 가까운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으며, 같은해 틱톡에서 발표한 올해의 MCN파트너사 1위의 영예도 안았다.
박창우 대표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는 글로벌 숏폼 넘버원 비즈니스 기업을 목표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인도네시아 등 국가에서 틱톡 팔로워 순위 톱5 안에 드는 크리에이터와 국내 독점 계약을 시작했다. 또 숏폼 영상의 필수요소가 된 ‘음원’을 직접 만들고 유통하는 등 저작권 사업에도 나섰다. 나아가 올해에는 자체 의류 브랜드 ‘스우니’를 출시했으며, 패션 슈즈 브랜드 ‘SMA슈즈’를 인수하는 등 커머스 사업에도 시동을 걸었다. 올해 매출은 150억~160억원으로 예상된다.
"숏폼은 기승전결 아닌 결결결결...임팩트가 중요"
박 대표는 틱톡과 같은 숏폼 동영상 콘텐츠의 특성과 장점을 명확히 꿰뚫고 있었다. 가로 화면 중심인 유튜브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하고 함께 출연하는 사람이나 배경이 중요하지만, 세로 화면인 숏폼 동영상은 오직 개인이 중요한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짧은 분량인 만큼 기-승-전-결 구조가 아니라, “기-결” 또는 “결결결결”이라고 강조했다. 그 만큼 단 시간 내에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유튜브와 숏폼은 화법이 달라요. 유튜브와 틱톡의 차이는 ‘스토리텔링’이냐 ‘임팩트’냐의 차이에요. 유튜브는 비교적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라면, 틱톡은 짧은 시간 안에 나를 강렬하게 어필해야 해요. 세로 화면이기 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건 나밖에 없어요. 나를 정확하게 보여줘야 하죠. 유튜브는 또 조회수 수익이 메인인데, 숏폼은 광고 비즈니스가 메인이에요. 숏폼이 커머스로 진화하고, 유튜브가 브랜드로 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유튜버와 헤게모니 싸움서 진 기존 MCN...숏폼 시장은 달라
박 대표는 유튜브 중심의 MCN 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에 대해서도 정확히 진단했다. 크리에이터와 MCN 간의 헤게모니(권력) 싸움에서 회사가 철저히 ‘을’이었고, 유튜버가 절대적인 ‘갑’의 관계에 서면서 위기에 직면했다는 뜻이었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MCN이 수익의 1을 갖고, 유튜버가 9를 가져가는 계약이 비일비재했다.
“누가 헤게모니를 갖느냐의 결정 단계에서 유튜버가 헤게모니를 다 가져갔죠. 조회수 수익을 크리에이터가 거의 다 가져가고, 광고 수익에서만 회사가 일부 나눠 갖다 보니 남는 게 없는 상황이 된 거예요. 유튜버 입장에서는 성공하면 결국 회사와 손잡을 필요가 없어져 자신의 구독자를 고스란히 가지고 독립해버리거든요. 반면 숏폼 시장은 헤게모니가 기업에 있어요. 틱톡은 조회수가 아닌 광고 수익 중심이다 보니, 광고주들이 저희와 같은 MCN에 광고비를 집행하면 회사와 크리에이터가 수익을 나눠 갖는 구조거든요.”
박 대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와 계약 관계를 바탕으로 숏폼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쌓겠다는 각오다. 기존 MCN 기업이 숏폼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문제될 것 없다는 강한 자신감도 보였다.
“대기업이 저희 시장에 들어와도 글로벌 파워가 없는 건 마찬가지거든요. 기존 MCN의 숏폼 영상 시장 진입도 어려울 수밖에 없고요. 우리가 이미 이 시장을 점유했기 때문이죠. 틱톡에서의 팔로워 수만 저희가 공식으로 약 10억, 비공식으로 12억에 달해요. 2등 기업이 저희의 10분의 1도 안 될 겁니다. 글로벌 크리에이터도 활발히 영입하고 있는데, 저희의 주 시장은 앞으로 글로벌이 될 거예요. 음식의 다시다와 같은 역할을 하는 숏폼 대명사로 발돋움할 계획입니다.”
음원·커머스 사업 확대, 글로벌 진출, 연말 '서울콘' 준비까지
박창우 대표는 아직도 하고 싶은 사업 아이템과 아이디어가 넘쳐난다. 이 때문에 하루에만 미팅이 7개에 달한다고.
박 대표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음원을 직접 제작, 유통함으로써 더 큰 틱톡 스트리밍 수익도 기대하고 있다. 이는 회사뿐 아니라 크리에이터에게도 또 하나의 수익원이 될 수 있다. 또 패션, 슈즈, 건강기능식품 등 자체 브랜드를 늘려, 여기에서 발생되는 수익을 크리에이터와 나누는 방안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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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내년 하반기 또는 내후년 상반기 중 기업공개(IPO)를 통해 숏폼 비즈니스계 글로벌 넘버원 지위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올 연말에는 서울시 산하 서울경제진흥원(SBA)이 추진하는 글로벌 크리에이터 축제인 ‘서울콘’도 참여한다. 국내외 크리에이터들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모여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와 각종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일단 크리에이터들이 배가 안 고팠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회사는 글로벌 파워를 갖고 국내를 넘어 해외에 더욱 사업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숏폼은 영상 매체가 아니라 사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SNS에 더 가깝거든요. 크리에이터와 시청자의 교감과 소통이 매우 중요하죠. 영상과 반응하는 것이 일상화 된 참여형 콘텐츠인 만큼, 이에 맞는 사업 확장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또 올 연말 ‘서울콘’ 행사에 저희 소속 글로벌 크리에이터들이 대거 참여할 계획인데, 이 행사도 성공적으로 치러낼 생각입니다. 많은 기대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