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11호인 디지털플랫폼정부(디플정, DPG)의 내년(2024년) 예산(안)이 9262억원으로 책정됐다. 올해(4192억원)보다 두 배 이상(120%) 늘었다. 29일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 36회 국무회의를 열고 디플정 예산을 포함한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각 정부부처 예산 편성안을 심의, 의결했다
전자정부와 다른 개념인 디지털플랫폼정부(디플정)에 대해 정부는 "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디지털 플랫폼' 위에서 국민과 기업, 정부가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Value)를 창출하는 정부"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를 기획하고 추진하기 위한 추진체인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디플정위원회)가 대통령 직속으로 지난해 9월 2일 발족, 정식 출범 1년을 앞두고 있다. 이번 예산안은 국회 심의를 거쳐 오는 12월 최종 확정된다.
디플정을 새로 추진하는 건 현 전자정부 문제점 때문인데, 기재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1100개 기관이 1만7000개 전산시스템을 개별로 구축,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에 디플정을 통해 정부 전산시스템을 ▲서비스 제공방식 ▲정부 데이터 ▲정부 역할 등 세가지 방향에서 기존 전자정부와 다른 방식으로 접근, 구축한다.
우선 서비스 제공방식은 기존 공급자(정부)위주에서 수요자(국민) 맞춤형으로, 정부 데이터는 축적에 집중하고 제한적으로 연계했던 것과 달리 자유로운 연계 및 활용으로 바꾸고, 정부 역할에도 변화를 줘 정부가 모든 서비스를 구축해 제공하는 게 아니라 플랫폼을 제공, 민간 주도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내년에 책정한 디플정 예산 9262억원도 이런 방향으로 집행된다. 구체적으로 ▲국민체감 ▲기업 ▲정부 등 세 부문으로 나눠 예산을 사용한다.
먼저 국민체감 분야를 보면, 국민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대표적 6개 전산시스템(포털)인 '정부24(행안부)' '홈택스(국세청)' '복지로(복지부)' '고용24(노동부)' '나이스(NICE, 교육부)' '가족관계(행안부)'를 하나의 시스템처럼 사용할 수 있게 이들 6개 포털을 1회 로그인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행정서비스 통합 플랫폼을 내년에 구축한다. 현재는 이들 6개 포털에 각각 로그인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또 국민 체감 서비스 향상을 위해 AI기반 고용서비스 통합 플랫폼도 내년에 새로 구축한다. 현재는 '워크넷' '취업이룸' 등 9개 서비스를 국민이 개별 접속해 신청하는 번거러움이 있는데 이를 가칭 '고용24'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이 갖춰지면 맞춤형 개인별 비대면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재부는 예상했다.
기업 분야는 공공 데이터 개방 및 민간과 융합으로 새로운 서비스 창출에 주력한다. 예컨대, 예방접종 조회, 여권재발급 신청 등 40종의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내년에 새로 만드는데 이들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앱을 민간 기업이 만든다.
올해 이미 SRT승차권, 자동차검사 예약 등 23종의 서비스를 이런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외에 복잡한 공장설립 인허를 줄여주기 위한 플랫폼도 내년에 새로 구축한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대행사에 의존해온 공장설립 절차가 개선될 전망이다. 플랫폼이 만들어지면 공장 입지 후보지와 입체 도면 등을 받아 볼 수 있는데, 기업이 공장을 설립할때 드는 인허가 처리 및 시간 비용이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 분야(공공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공공 데이터 연계 통합 과 플랫폼 구축 등 디플정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올해 묶음정보 101(누적)종을 개방한데 이어 내년에는 이 숫자가 130종으로 늘어난다. 예컨대, 내년에는 프리랜서 출산 급여와 실업급여 신청 등이 공공 분야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포함돼 개인이 동의하면 기관간 데이터공유와 활용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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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정을 추진하는 한 축인 행정안전부(행안부)는 내년 주요 예산안으로 △디지털 정부혁신 7925억원 △지역경제 1조 5195억원 △사회통합 등 7183억원 등을 배정했다.
한편 디플정을 기획하며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는 디플정위원회는 지난 4월 실현계획을 발표하며 4대 핵심 추진과제로 ▲오직 국민을 위한 정부(모든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도록 공공 서비스 개선) ▲똑똑한 원팀 정부(부처와 부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그리고 정부와 민간 사이를 가로막는 데이터 칸막이를 없애고 똑똑하고 일 잘하는 정부로 거듭남) ▲민관이 함께하는 성장 플랫폼(디지털플랫폼정부를 기업과 정부가 함께하는 성장 플랫폼으로 만들어 그 자체를 전략산업으로 육성) ▲믿고 안심할 수 있는 플랫폼 정부(누구나 안심하고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플랫폼정부를 구현하기 위해 개인정보에 대한 국민 권리 강화)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