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생성AI' 기업 시장으로 진격

GPT-3.5 터보 미세조정 API·챗GPT 엔터프라이즈 출시

컴퓨팅입력 :2023/08/29 11:29    수정: 2023/08/29 11:30

오픈AI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기업 시장 공략을 연일 강화하고 있다. 지난주 거대언어모델(LLM)의 보급형 버전인 GPT-3.5 터보의 미세조정 기능을 선보인데 이어,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출시했다.

오픈AI는 지난주 GPT-3.5 터보의 미세조정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가을 중 GPT-4 미세조정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이용하면 GPT-3.5 터보를 사용 사례에 맞게 최적화해 특정 상황에서 더 나은 성능을 내도록 만들 수 있다. GPT-3.5 터보는 비용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보급형 LLM 버전이다.

오픈AI는 "GPT-3.5 터보 출시 후 개발자와 기업은 사용자에게 독특하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사용자가 모델을 정의할 수 있는 기능을 요청해왔다"며 "이번 출시를 통해 이제 개발자는 감독된 미세 조정을 실행해 모델이 자신의 사용 사례에 더 잘 작동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모든 API와 마찬가지로 미세조정 API로 전송된 데이터는 고객 소유이며, 오픈AI나 다른 조직에서 타 모델을 교육하는데 사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오픈AI는 내부 테스트에서 미세조정된 GPT-3.5 터보 버전이 특정 작업에서 기본 GPT-4 수준 기능과 일치하거나 심지어 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세조정 API는 생성형 AI 모델이 사용자의 지침을 더 잘 따를 수 있도록 향상된 조종성, 신뢰할 수 있는 출력 형식, 기업 브랜드 목소리를 통합하는 맞춤형 톤 등을 포함한다.

이 회사는 미세조정을 통해 프롬프트를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 테스트에서 프롬프트 크기를 최대 90% 줄일 수 있었다고 했다. 프롬프트 단축은 API 호출 횟수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게 하고, 전체 속도를 높이게 한다.

미세조정으로 개발자는 특정 언어로 항상 답변하도록 할 수 있다. 한국어로 질문할 때 한국어로만 답변하도록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출력 형식을 안정화하게 되면, 코드 완성이나 API 호출 작성 등 특정 응답 형식을 요구하는 애플리케이션에 유용해진다.

미세조정 비용은 초기 훈련 비용과 사용 비용으로 나뉜다. 훈련 비용은 1천 토큰 당 0.008달러다. 사용 비용은 입력 시 1천 토큰 당 0.012달러, 출력 시 1천 토큰 당 0.016달러다.

우수한 LLM을 사용 목적에 맞게 활용하려는 수요는 폭발적이다. 많은 AI 관련 스타트업이 주류 LLM의 미세조정을 거쳐 빠르게 전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직접 LLM을 만들기보다 미세조정을 통하는게 단시간에 실제 활용가능한 생성형 AI 기반 앱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AI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뿐 아니라 여러 내부 시스템에 생성형 AI를 붙이고자 하는 기업에게도 동일하다.

마찬가지로 아예 완성된 생성형 AI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안심하고 쓸 수 있길 바라는 기업 수요도 존재한다. 데이터 유출, 해킹 등을 이유로 기업용 챗GPT 출시를 기다려온 기업이 많았다.

오픈AI는 이에 29일 마침내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출시했다. 챗GPT 엔터프라이즈는 GPT-4로 작동하며, 개인용 서비스보다 2배 빠르다. 토큰은 3만2천개로 영어 기준 2만5펀단어인데, 일반 챗GPT보다 4배 더 긴 문장과 파일을 처리할 수 있다.

챗GPT 엔터프라이즈의 가장 큰 차별점은 데이터 보호 강화다. 챗GPT 엔터프라이즈 사용 기업은 데이터를 온전히 소유하고 제어할 수 있다. 오픈AI의 챗GPT와 GPT-4는 가입 기업의 데이터를 파운데이션 모델 학습에 사용하지 않는다. 모든 대화는 전송 중 암호화되고 암호화된 상태로 저장된다. 새로운 관리 콘솔을 이용해 팀 구성원을 관리할 수 있고, 도메인 확인, 싱글사인온(SSO), 인사이트 등을 운영할 수 있다.

챗GPT 엔터프라이즈는 고급 데이터 분석을 위한 '코드해석기'에 무제한 접근할 수 있다.

오픈AI는 향후 챗GPT 엔터프라이즈에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사용중인 애플리케이션을 챗GPT 엔터프라이즈에 연결하는 사용자정의 기능, 소규모 팀을 위한 셀프서비스 챗GPT 비즈니스, 업무에 최적화된 고급 데이터 분석 및 검색 버전, 데이터 분석가나 마케팅 담당자 혹은 고객 지원 담당자 등 특정 역할을 위한 추가 도구 등이 예고됏다.

챗GPT 일반 버전, 챗GPT 플러스 버전 등의 비용이 공개된 것과 달리, 엔터프라이즈 버전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용 상황에 따라 협의해 가격을 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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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의 기업 시장 확장은 필연적이었다. 월 20달러의 챗GPT 플러스는 많은 사용자를 확보했지만 운영비용과 투자비용을 감당할 수준엔 못미친다. 데이터 보안 때문에 챗GPT 사용을 주저해온 기업 집단이 대규모로 사용해야 급격한 매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주요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와 관계는 좀 더 미묘해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의 GPT-4를 활용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코파일럿' 시리즈를 선보였고, 애저 오픈AI 서비스를 통해 각종 모델에 대한 미세조정 채널을 제공해왔다. 이는 오픈AI의 최근 행보와 상당부분 겹친다. 양사에게 지워진 경쟁과 협력이란 교묘한 줄타기의 난도는 더 올라갔다. 현재로선 마이크로소프트가 생성형 AI 서비스 대부분을 정식 출시하지 않은 시점이라 오픈AI의 선점효과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