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경찰을 사칭해 살인예고글을 게시한 회사원이 붙잡혔다는 소식을 접한 이용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올해 기준 가입자수 800만명을 돌파한 블라인드는 '철저한 익명성'이 호응을 얻으며 성장한 대표적인 직장인 애플리케이션(앱)이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신현일 부장판사는 전날 오후 협박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21일 블라인드에 경찰청 직원 계정으로 '오늘 저녁 강남역 1번 출구에서 칼부림한다. 다들 몸 사려라'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 글은 곧 삭제됐지만 캡처 형태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전파돼 논란을 일으켰다. 경찰은 윤희근 경찰청장이 "경찰의 명예를 훼손한 글 작성·게시자를 반드시 확인해 엄정 처벌하겠다"고 밝히는 등 시도경찰청이나 일선 경찰서가 아닌 본청 사이버테러수사대를 투입, 글 게시 단 하루 만에 A씨를 특정해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신병을 확보한 A씨를 상대로 가입 인증에 필요한 경찰청 직원 메일 취득 경위 등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그가 지인의 계정을 빌렸거나 구매한 것인지, 또는 애초에 비정상적인 경로로 우회 가입한 것인지 등을 함께 조사 중이다. 만약 현직 경찰관이 자신의 계정을 판매했다면 내부 징계 대상도 될 수 있다.
그간 블라인드 계정 거래는 일부 중고거래 사이트나 다른 익명 커뮤니티, 오픈채팅방을 통해 공공연하게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직이나 대기업 등 인식이 좋은 직종일수록 비싸게 거래된다는 것이다. 특히 퇴직자 등도 계속 계정을 유지할 수 있어 거래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A씨가 계정을 어떻게 얻었는지 경위는 알려지고 있지 않지만, 블라인드 이용자들 사이에선 '색출이 가능한 것이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수사기관이 블라인드 작성자 특정에 나선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2021년 임직원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직후, 블라인드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계정으로 "우리 회사만의 혜택이자 복지인데 꼬우면 니들도 우리 회사로 이직하든가"라는 조롱 글이 올라와 국민적 공분을 산 바 있다. LH 측이 이를 고발했고 수사에 나선 경찰이 한국지사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끝내 작성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허탕을 쳤다.
블라인드 측에 따르면 익명 앱의 특성상, IP주소를 포함해 게시물 작성자를 특정할 수 있는 개인정보를 시스템 내부에 저장하지 않는다. 이메일은 재직자 확인과 중복 계정을 방지하는 데에 이용된 후 곧바로 암호화된다고 한다. 수사기관의 협조에 응하려고 해도 가입자 정보를 줄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A씨의 경우 경찰은 수사에 착수한 직후 블라인드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고 A씨의 신원을 특정하는 데 주력, 하루 만에 체포에 성공했다. 온라인 상에선 A씨가 과거에 올렸던 글 등 특정이 가능한 단서들이 있었던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다만 경찰은 구체적인 체포 배경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편 A씨는 전날 구속심사에 출석하기 전 글을 작성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 "죄송하다"면서도, 실제로 흉기 난동을 계획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경찰청 직원 블라인드 계정을 어떻게 얻었는지 등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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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자신의 글에 달린 욕설 댓글을 삭제해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블라인드 측에 불만을 갖고 '큰 사회적 논란을 발생시킬 수 있는 살인예고글을 게시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공=뉴시스